거물들 모여 디지털 미래 논의한다

 전 세계 미디어와 인터넷 업계의 거물들이 밀실에 모여 디지털의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

 투자금융가 허버트 앨런이 주최하는 ‘앨런&코 미디어 콘퍼런스’가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 아이다호의 산악 휴양지 선밸리에서 열린다.

 AP통신은 11일부터(현지시각) 15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기조 연사로 참석하는 것을 포함해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회장, 야후의 제리 양 CEO, 페이스북의 오웬 반 나타 COO, 비아콤의 섬너 레드스톤 회장 및 타임워너·CBS·월트디즈니 CEO들까지 총출동한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업계 정상급 인사들의 친목모임 성격으로 출발한 선밸리 회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서 열리는 비공개 세미나와 난상토론의 결과물이 향후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거나 업체간 굵직굵직한 M&A 또는 제휴로 이어지기 때문.

 실제로 유튜브 창업자 채드 헐리는 지난해 ‘앨론&코 미디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지 3개월 후 구글과 초대형 M&A를 성사시켜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도 소셜네트워킹업체 닝과 인터넷TV 주스트 등 주목받는 신생업체 CEO들이 초대손님 리스트에 포함돼 있어 어떤 결실을 맺을 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우존스 인수 의사를 밝힌 루퍼트 머독 회장과 EMI 인수를 추진 중인 워너뮤직그룹의 에드가 브론프먼 회장도 단연 화제의 주인공이다. 다우존스의 리처드 자니노 CEO는 불참할 예정이지만 과연 머독 회장이 다우존스에 내밀 마지막 카드가 무엇인지 또 마이스페이스를 야후 지분과 맞바꿀 지가 주요 관심사다.

 외신들은 또 구글을 따라잡기 위해 CEO로 복귀한 야후 창업자 제리 양과 한때 야후와 기업결합 소문이 흘렀던 MS의 빌 게이츠가 이번 회동에서 협상을 진전시킬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밖에 10억달러의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진행 중인 비아콤의 섬너 레드스톤 회장과 구글·유튜브의 창업자들도 선밸리에서 어색한 조우를 하게 됐다.

 신용평가회사 S&P의 히더 굿차일드 미디어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목가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모임은 하나의 체스판과 같다”며 미디어업계의 별들이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나누게 될 미디어의 미래 전략에 의미를 부여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