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서비스 및 제조업을 통틀어 무선통신·방송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4.5%가량이다. 주파수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통신 및 방송산업은 국민경제기여도 측면에서도 무선통신 및 방송장비와 서비스부문에서 모두 생산유발과 부가가치유발효과가 증가세다.
주파수를 이용하는 이동전화서비스는 현재 가계 통신비 지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전체 무선통신서비스 매출의 98.7%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적 통신서비스다. 일반적으로 집전화는 가입자와 전화국을 구리선이나 광섬유와 같은 물리적인 매개로 연결하지만, 이동전화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주파수를 매개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동전화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적인 구성요소는 주파수다.
그러나 이동전화서비스의 필수 구성요소인 주파수는 국가적으로 사용이 한정된 희소자원이다. 이동전화서비스 제공에 필수 요소가 한정된 희소자원이다 보니 모든 잠재적 사업자에 진입이 허용되는 경쟁시장보다는 참여사업자가 제한된 과점시장 구조가 불가피하게 전개된다. 이러한 산업구조의 해결방향으로 EU 등 통신선진국은 이동전화서비스시장에서 주파수가 없더라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를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사전적으로 주파수를 할당받을 수 없는 잠재적 사업자에 시장접근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희소한 전파자원을 몇 개의 사업자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대역설정과 주파수의 가치를 충분히 고려해 공평하게 할당(assignment)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미국은 향후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전파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4년 대통령의 지시로 희소한 전파자원을 효율적이고 공평하게 활용하기 위한 중장기 주파수 정책(The President’s Spectrum Policy Initiative)을 마련했다.
주파수는 사용하는 대역에 따라 그 경제적 가치가 크게 다르다. 국내 이동전화시장은 PCS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발생한 당기순이익의 87%가 특정 사업자에서 발생했다. 이처럼 특정사업자로의 쏠림현상은 활용하는 주파수 대역의 차이가 얼마나 이동전화사업에 중요한 관건인지 잘 보여준다.
주파수는 특성상 대역이 낮을수록 전파의 도달거리와 회절성이 우수한데,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특성 때문에 1800㎒ PCS 대역은 800㎒ 셀룰러 대역보다 설치해야 하는 기지국의 수가 1.7∼2.7배 더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800㎒ 셀룰러 주파수 대역이 1800㎒ 대역보다 네트워크 투자비용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특성이다.
최근 여러 사업자가 주장하는 EVDO rA 추진, 800㎒ 로밍, 800/900㎒ 회수·재배치, MVNO 등 다양한 요구도 해당 주파수 가치가 갖는 본질적 특성 차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더 가치 있는 주파수를 확보하고 더 오랫동안 이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11년께 현재 2G 가입자의 대부분이 2㎓ 대역을 사용하는 3G 서비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당 두 개의 휴대폰 보유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러한 통신서비스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현재 2G 이동전화시장에서 사용되는 800㎒ 및 1800㎒ 대역의 주파수를 2011년에 재할당하는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효한 주파수 확보와 주파수 재할당 정책방향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통신서비스 가격정책과 대다수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동통신서비스에서 파생되는 국민후생과 깊은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 시기적절한 주파수정책 계획으로 본다. 앞으로 전개될 3G 시장에서는 더 이상 우량 주파수 또는 황금 주파수를 특정사업자가 계속해서 독점하지 않도록 정부의 공정한 주파수 정책을 기대해 본다.
◆조상섭 호서대 디지털비즈니스학부 교수 choss@office.hoseo.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