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그동안 연구개발 수준에 머물렀던 AM OLED는 3분기부터 휴대폰과 TV 디스플레이로 본격 상품화돼 ‘데뷔식’을 치른다. 화질은 물론이고 두께에서도 LCD와 PDP를 압도하지만 낮은 수율, 비싼 가격, 판로 확보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급부상한 AM OLED 시장의 빛과 그림자를 3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지난 2월 레인콤은 MP3플레이어 ‘클릭스’ 출시에 맞춰 사상 유례없는 네 차례에 걸친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예약판매량도 사상 최대인 1만대에 육박했다. 일본 교세라가 올해 초 출시한 휴대폰 ‘미디어스킨’은 일본 최대 가격비교사이트 ‘가가쿠(www.kakaku.com)’에서 540여종의 휴대폰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두 제품이 이처럼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비결은 단 한 가지였다. 삼성SDI가 마켓 테스트용으로 공급한 AM OLED를 디스플레이로 채택한 것이다. LCD보다 30% 포인트 높은 색재현율, 20배나 뛰어난 명암비 등이 소비자를 한눈에 사로잡은 것이다.
소비자의 뜨거운 반향은 그동안 미온적이었던 세트 업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 교세라에 이어 노키아·모토로라·삼성전자 등 휴대폰 빅3가 하반기 AM OLED폰 출시를 준비 중이고 LG전자도 3분기부터 자체 양산한 AM OLED를 채택한 휴대폰을 SK텔레콤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유의진 삼성SDI 상무는 “현재 AM OLED 채택을 검토 중인 업체는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업체를 합쳐 10개가 넘는다”며 “조그만 휴대폰창에서 DMB를 실감나게 시청할 수 있다는 강점 때문에 휴대폰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 아이콘으로 AM OLED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전략도 AM OLED로 급선회하고 있다. 삼성SDI는 수율향상을 위해 ‘제조기술의 달인’으로 꼽히는 김재욱 사장을 전격 투입하고 3분기부터 AM OLED 양산에 나선다. LG전자는 수동형(PM) OLED를 과감히 단종하고 AM OLED 양산에 전력투구하기로 했다. LCD에 전념해온 삼성전자도 ‘LCD연구소’를 ‘차세대연구소’로 바꾸고 AM OLED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일본·대만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는 소니가 올 하반기에 TV용 11인치 AM OLED를 양산한다. 대만 CMEL은 지난달 저가형 AM OLED 양산에 착수했다. 모회사인 치메이옵트로닉스(CMO)는 LCD라인을 AM OLED라인으로 순차적으로 바꿔갈 계획까지 세워놓은 상태다.
디스플레이와 무관한 업체마저 AM OLED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코오롱그룹도 계열사인 네오뷰코오롱에서 AM OLED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본의 스미토모화학·도요타 등도 출사표를 던졌다. 탁윤흥 LG전자 OLED연구실장은 “국내외 대기업이 대거 AM OLED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량 생산체제를 빠르게 갖출 전망”이라며 “규모의 경제는 제조원가를 떨어뜨려 AM OLED의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은 말 그대로 블루오션이요 장밋빛이다. 올해 2억달러에 불과한 AM OLED 시장 규모는 2011년이면 18배 성장한 36억달러로 예상된다. AM OLED 시장의 폭발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유럽 주요 조명업체는 형광등을 교체할 차세대 조명으로 AM OLED를 선정하고 사업화에 바쁘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사장은 “아직 증착기술의 한계로 휴대폰과 소형 TV를 중심으로 AM OLED가 상품화되는 단계지만 2010년이면 40인치 이상 TV용 AM OLED도 상품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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