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어야 한다.”(조석래 전경련 회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고차원적 결단이 필요하다.”(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재계를 이끄는 양대 경제단체의 수장이 25일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 하계포럼’(전경련)’ 및 ‘제 32회 최고경영자대학’(대한상의)에서 정치권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차기 정부에 대한 재계의 요구를 공식화 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미래 한국 비전과 차기 지도자에게 드리는 제언’이라는 특별강연을 통해 “글로벌 시대에 외국 지도자들은 경제를 제일 우선하고 있으나 한국 지도자들은 국민을 외면한 채 자신의 이익만 좇고 있다”며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조회장은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신바람나고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투자한다”며 “우리 경제가 짧은 기간에 성장하다 보니 부작용이 있었던 것인데 과거 일을 자꾸 들춰내면 사실 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또 “외자에 대해서는 고맙다면서도 내자는 별로 고마워 하지 않는 것 같다”며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치·사회가 안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특히 “차기 대통령은 경제 제일주의로 가야 한다”며 “경제 대통령이 돼서 경제를 제일로 생각해야 국민이 풍요롭게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어 “노사가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을 갖지 않고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고, 나라경제도 잘될 수 없다”며 “정치권은 노조뿐 아니라 자본도 소중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제주 롯데호텔에서 ‘제 32회 최고경영자대학’ 기조연설에 나선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도 “우리 경제가 고비용·저효율 늪에서 허덕이면서도 최근 노사분규의 강도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을 보면 이 나라 경제가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의 대내적 기업환경도 크게 바뀌어야 한다”며 “기업활동에 대해 규제를 하는 목적에도 그 나름의 가치가 있겠지만 기업 하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행정규제가 대폭 완화돼야 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고차원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손 회장은 “과거에 우리 경제를 끌어올리는데 정부 역할이 매우 중요했지만 앞으로 창의와 자율이 매우 중요한 만큼 선진경제를 향한 국가 발전적 차원에서 규제가 대폭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은) 인재가 경쟁력이고 세계는 인재확보 전쟁중”이라며 “교육제도도 ‘평준화의 원칙’보다 ‘우수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R&D 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제상의 지원도 확대돼야 하는데 우리는 최근 오히려 축소됐다”고 지적하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샌드위치 경제’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R&D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