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상반기 매출과 수익성 모두 후발사들을 따돌리고 완승을 거뒀다. 안정적인 매출구조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WCDMA 가입자 확대 및 결합상품 시장에서의 대공세를 예고했다.
◇열매로 꽉찼다=SK텔레콤은 상반기 5조555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5조1780억원에 비해 7%의 성장세를 이뤘다. 올 매출목표도 11조원에서 11조30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내용면에선 더 괜찮다. 2분기의 경우 가입비, 기본료, 통화료, 부가서비스, 무선인터넷, 망접속료 등 모든 매출부문이 최소 3∼4%에서 많게는 77%까지 고루 늘어났다. 상반기에만 순증 가입자가 100만명 이상 확대됐으며, 가입자당 매출(ARPU)도 4만5000원대로 증가했다. 6개월 동안 1조2900억원이라는 거대한 마케팅비(전년동기대비 24% 증가)를 쏟아부었지만 실속을 챙길만큼 챙긴 셈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32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 가까이 증가했다.
◇ 하반기 더 자신있게 나선다=두세달전에 일부 드리워졌던 불안감이 이제 SK텔레콤 내부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3월 KTF가 쇼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대대적인 공세를 퍼부을 때만해도 WCDMA에 서둘러 대응해야하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이제는 자신감에 가득찼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무리하게 WCDMA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일정대로 듀얼 네트워크 전략을 고수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WCDMA 단말기가 올말까지 20종으로 늘어나는 만큼 150만명 목표달성이 무난하다는 생각이다. 또 결합상품 분야에서도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다.
◇ 가장 큰 무기는 마케팅 자금=마케팅 여력이 풍부한게 가장 큰 무기다. 상반기 SK텔레콤의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는 23.2%다. 지난해 20.5%보다 높지만 순증 가입자 확대와 매출·수익면에서 충분한 성과를 거둬 의미있는 집행이다. 하성민 CFO(전무)는 “연간 24%의 마케팅 비용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즉 하반기에 쓸 총알이 1조4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더 많아진다는 얘기다. 이미 78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여유분이 많지 않은 KTF에 비해 상당한 규모다. SK텔레콤은 특히 시장점유율 50.5% 사수를 위해 내부적으로 25%까지 마케팅비를 집행할 의지까지 내비쳤던 만큼 목표 점유율 상회도 가능하다. 또 목표를 조기 달성할 경우 마케팅비가 24%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으며 이 경우 수익성은 더욱 호전된다. 상반기 실적이 하반기 SK텔레콤의 전략적인 여유를 제공한 셈이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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