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창업투자 시장이 ‘젖과 꿀이 흐르는’ 제2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2000년 대 초활황 분위기가 재현될 조짐이다. 우선 벤처 자금 조달금이 하늘을 찌른다. 최근 발표된 ‘어니스트&영 LLP 및 다우존스 벤처원’ 조사에 따르면, 2분기 벤처업체에 쏟아진 자금은 74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이상 많은 것. IT전문지 레드헤링은 벤처에 유입되는 투자금이 9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26일 나온 다른 보고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 컨피던스 인덱스 분기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31개 창업투자사의 벤처캐피털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투자 성공 기대 지수는 5점 만점에 4.15를 기록했다. 1∼2분기 모두 4점대를 돌파, 투자에 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 이 지역은 올 상반기에만 44개 기업을 상장시켰다. 2005년 56개, 작년 57개를 각각 상장시킨 것과 비교해도 뛰어난 성과다.
전미벤처캐피털협회는 2분기 창업투자 자금을 받은 26개 벤처가 IPO를 통해 42억70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글로브스팬캐피털파트너의 벤키 가네산은 “이제 기업공개(IPO) 시장은 모든 생명이 소생하는 벤처비즈니스 업계의 ‘나일강’이 됐다”고 말했다.
IT전문지 실리콘밸리닷컴은 미국 기업 전반에 퍼지고 있는 M&A 열풍도 창업 투자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스코·HP·구글 등 IT업체들이 신생 벤처 업체 인수에 나서면서, 벤처 업계에 투자된 자금 회수 기간이 빨라지고 있는 것. 최근에도 HP가 옵스웨어·네오웨어 등을 15억달러에 인수했으며, 구글은 올들어 더블클릭·매러텍·그랜드센트럴·포스티니 등 6개 업체를 사들였다.
벤처캐피털의 투자 다변화 바람도 감지된다. 어니스트&영 조사 자료에 따르면, 규모면에선 정보기술(IT) 부문이 단연 1순위(41억달러)지만, 증가율로 따지면 의료기기 부문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의료 부문 투자 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58% 이상 증가, 10억달러를 돌파했다. 바이오·생약 부문 투자도 10억달러를 넘어 건강·의료 부문 총 투자액이 24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웹2.0, 클린테크 기업, 인터넷 미디어 부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대 마크 캐니스 교수는 “특히 실리콘밸리는 창업 투자→벤처 활황→기업공개→투자 회수→창업 재투자라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 엄청난 혜택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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