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뮤지컬 대중화

 올해도 뮤지컬은 그 어떤 공연 장르보다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 초부터 대형 뮤지컬이 대거 포진돼 뮤지컬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1월에는 공연 성수기인 12월에 비해 공연매출이 떨어진다는 공연계 암묵적인 공식까지 깨뜨렸다. 이처럼 올해 뮤지컬 시장은 어느 해보다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때 뮤지컬은 오페라처럼 특정 계층의 향유물로 여겨진 적도 있었으나 가장 대중적인 공연 장르라는 뮤지컬 본연의 모습을 최근 몇 년 새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창작 뮤지컬 초연이 봇물처럼 나왔다는 점은 자축해야 마땅한 반가운 소식이다. 해외 뮤지컬의 라이선스 공연과 오리지널 내한 공연보다 훨씬 많은 창작 뮤지컬이 무대에 올랐고 그 원작도 문학작품부터 영화·드라마·만화·게임까지 다채롭고 다양한 시도가 펼쳐져 국내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러한 뮤지컬 시장의 고속성장으로 공연수요가 늘어나고 대중화됨에 따라 뮤지컬 시장에의 투자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뮤지컬은 아직 관객의 이해가 부족하다. 뮤지컬은 지금보다 더 가까이 관객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여전히 해외 유명 뮤지컬 내한공연과 라이선스 대형 뮤지컬의 의존도가 높으며 양적으로 팽창한 창작 뮤지컬은 다양한 연령층을 섭렵하기에 부족하다. 소극장 뮤지컬과 다양한 소재의 실험적인 뮤지컬은 대안이 됐지만, 관객의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입맛을 맞출 소재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

 오히려 이러한 관객의 이해는 최근의 연극계에서 모범 사례를 찾을 수 있겠다. 얼마 전 모녀관객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키며 중년여성을 대학로로 집결시킨 연극 ‘친정엄마’를 비롯, 안나푸르나를 등반한 세 여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안나푸르나’는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을 감동시켰다.

 공중파 방송의 모 개그 프로그램에 차용돼 웃음을 주기도 하는 뮤지컬은 이미 관객에게는 친숙하다. 이제 뮤지컬이 관객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고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소재로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설 때다.

 김선경 <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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