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SW업계의 젊은 전사들에게

 저는 대한민국 IT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IT에서도 기업용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회사 사장입니다. 예, 여러분이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SW개발자들은 밤새워 고생만 하고 대접도 잘 못 받고, 잘못하면 월급도 못 받는다더라’는 그 ‘SW업계’ 말입니다.

 제가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SW개발자로서 일하려고 하는 욕심’을 가져 달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SW업계 사장이 좋은 인력이 아쉬우니 하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여러분을 위하고 우리를 위하고 나아가 나라를 위하는 말입니다.

 SW는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기 위해서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하는 산업이라고 모두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요. 시장은 작고, 글로벌 업체라고 할 만한 큰 기업도 없으며, 기술에 응분한 대가를 잘 받는 시장도 아닙니다. 더욱이 이공계에 대한 우려도 나날이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SW전문가가 되는 것 자체가 두렵고, 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생스러운데다 그 대가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일에 누가 열심히 매달리겠습니까.

 하지만 여러분은 어떤 이유에서든 현재 SW업계에 몸담고 있고, 대한민국 SW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사라 불릴 만합니다.

 특히 지난해를 살펴보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만큼 한국에서 SW전문가가 되는 것이 나쁘지 않습니다. 2006년 SW업계 전체는 개발자 부족 현상으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초대형 차세대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주되면서 SW전문가의 몸값이 상종가를 치고, 특정 분야에서는 품귀현상마저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SW업계에 있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SW전문가 시대’가 다시 오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SW전문가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몸값이 앞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사실이 아닙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정말 훌륭한 SW전문가가 되어서 여러분이 몸담을 회사, 나아가 대한민국의 SW 발전을 책임져 주는 것이야말로 2000년대를 사는 젊은 SW전문가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개발자가 되기 위한 방법은 너무나 많을 터이지만,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몇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단편적인 랭귀지 또는 완전히 나뉜 기술교육만으로는 훌륭한 SW전문가가 될 수 없습니다. 전체 SW개발 기술을 종합적으로 습득하고 그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나는 무슨 랭귀지를 잘한다”고 말하는 개발자가 있는데, 이런 개발자는 단순 코딩은 할 수 있어도 큰 프로젝트 또는 제품을 개발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둘째, 도전의식을 갖는 것입니다. 저는 13년 동안 SW업계에 몸담아 왔고 성공한 몇몇 SW전문가를 만나보았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단편적인 능력이나 기술을 높이 생각하기보다는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다는 도전의식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SW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기존에 하던 방식이 아닌 컴퓨터라는 중간매개체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바로 이 새로운 방법을 찾는 도전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는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요구하는 능력입니다. 세상이 바뀌어서 ‘애플의 창고신화’라든가 ‘대학생 몇몇이 모여 만든 아래아한글’과 같은 이야기는 정말 전설이 되었습니다. 이제 SW산업은 자본집중적인 산업이 됐고, SW산업에서 SW회사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좋은 SW를 만들고 싶은 여러분에게 회사는 당연히 그런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 SW회사 경영진 대부분은 그런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따라서 훌륭한 SW를 개발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인재라면 회사에 적극적이고 명쾌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SW산업에 몸담고 있는 선배들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SW전문가가 되어 대한민국 SW산업이 발전하는 그날을 꿈꿔 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앞으로 노력하는 만큼 우리의 SW산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SW업계의 젊은 전사 여러분. 여러분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사장>i@i-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