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인텔·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기업의 700㎒ 주파수 대역 확보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구글 등이 개발한 장비를 시험한 결과 주파수 간섭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FCC가 시험 장비지만 ‘실격’ 판정을 내리면서 통신과 IT기업으로 나눠 치열하게 진행됐던 주파수 확보 전쟁은 당분간 소강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실제 서비스에 사용하는 장비에 대한 FCC 차원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FCC는 85쪽에 달하는 장비 시험결과 보고서를 통해 구글을 위시한 IT기업이 개발한 프로토타입 장비에서 발생하는 신호가 다른 주파수 대역을 침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델·HP·인텔·어스링크·필립스 등은 이에 앞서 올 초 ‘화이트 스페이스 연합’을 결성, 에드먼드 토머스 전 FCC 기술위원장을 연합체 대표로 선임하고 아날로그 방송 대역을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생기는 700㎒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펼쳐 왔다.
캐빈 마틴 FCC 의장은 “시험 결과 주파수 간섭 현상이 항상 발생하는 건 아니지만 간혹 단말기에서 보낸 신호가 다른 TV 주파수 대역을 침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기업이 빈 주파수 대역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에드먼드 토머스 대표는 실격 판정에도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FCC와 공조해 부족한 사안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 방송사업자들은 “주파수 간섭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파수 경매에 참석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FCC는 10월 안에 프로토타입 장비 인증을, 12월께 상용 장비에 대한 기술 인증을 끝내 내년 초 주파수를 경매에 붙일 계획이다. 빈 주파수 대역의 신호를 사용하는 장비는 아날로그 방송이 전면 중단되는 2009년 2월까지는 판매를 개시해야 한다.
FCC는 또 경매 예정인 주파수는 700㎒ 아날로그TV 대역의 62㎒ 범위이며 이 중 22㎒ 범위에 대해서는 휴대폰 이외의 다른 휴대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확정해 통신·방송 이외에 다른 모든 업체에 사실상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열어 주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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