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 국방분야 우수 中企 육성

[리더스포럼] 국방분야 우수 中企 육성

 중소기업청과 방위사업청의 국방 분야 우수중소기업지원 육성을 위한 협약 체결식이 지난달 있었다. 중소벤처기업경영자로서 이 행사에 참가한 후 많은 것을 느꼈다. 세계적으로 벤처산업 발전사를 보면 오늘날 벤처대국인 미국이나 벤처강국인 이스라엘도 국방기술과 민수기술의 조화가 없었다면 벤처대국이나 벤처강국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은 80년 초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방성·항공우주국(NASA) 등이 중소벤처기술개발 제품을 적극 구매해 줘 오늘날과 같은 벤처대국을 이루었다. 또 이스라엘도 90년대 초 미소군비 경쟁이 종식되면서 구소련에서 근무하던 유대인 군사기술과학자들이 본국에 귀국하면서 국방기술을 바탕으로 벤처창업을 일궈 이스라엘을 벤처강국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다. SBIR가 미국벤처기업의 국방기술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게 만들었고, 이스라엘의 유태인(Jewish)이 이스라엘 벤처기업의 세계화 전략을 성공시키는 계기가 됐듯이, 중소기업청과 방위사업청이 이번에 뜻을 하나로 모아 우수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대한민국 중소국방벤처기업들도 세계 속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맞이하게 됐다.

 현재 방위산업 분야의 90%는 실질적으로 중소벤처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위주의 방산물자 및 방산업체의 전문화·계열화돼 있는 정부제도 때문에 사업추진이 방산대기업 위주로 돼 있다. 이 때문에 국방분야의 핵심기술을 가진 중소벤처기업의 사업참여가 많이 제한받고 있으며 이는 또 중소 방산업체 및 방산참여 희망중소기업의 거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

 국방벤처기업은 생존하기 위해 대기업의 하도급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핵심기술마저 일회성 개발로 끝나고 그 기술을 그대로 사장시킬 수밖에 없다.

 IT강국이라고 자부하는 대한민국 국방벤처기의 기술이 민수와의 결합은 고사하고 그대로 사장돼 버리는 실정이다. 이런 시기에 중소기업청과 방위사업청이 국방분야 우수중소기업지원 육성을 위해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두 기관의 수장이 모두 중소기업의 애로와 고충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소벤처기업경영자로서 이번 협약식 현장에서 느낀 감회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듯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큰 장벽도 허물어지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정부는 이미 국방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8년 말까지 방산 전문화와 계열화 제도를 폐지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전문화와 계열화 제도가 폐지되더라도 운영주체인 방위사업청에서 안전위주의 주관 및 시제업체 선정을 한다면 향후 무기체계 개발사업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참여기회는 적어질 것이다.

 이는 결국 무늬만 다를 뿐 기존의 방위산업체끼리 나눠먹기식 사업이 재연될 우려가 크므로 주관 및 시제업체 선정 시 제안서에 반드시 협력업체 관련 부분을 명확히 나타내도록 규정, 중소벤처기업의 참여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또 컨소시엄에 참여한 중소벤처기업의 능력은 어떠한지 등을 제안서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진행 기간 동안 그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협약 본연의 목적 중 하나인 우수중소기업참여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협약서 세부실행계획에 협의회 및 실무전담 태스크포스가 현 실태와 개선방안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방위사업청과 중소기업청이 체결한 국방분야 우수중소기업지원 육성 협약이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우리의 국방벤처기업들이 세계 리딩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교두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태희/케이블렉스 대표이사 thkim@cablere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