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LPL)가 내년에 5조원 규모 안팎의 LCD 장비를 발주한다.
AU옵트로닉스(AUO) 등 대만 LCD업체도 한국 업체의 공격적인 투자에 맞서 차세대 설비투자를 서두를 움직임이어서 내년 LCD장비 발주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장비 수주 급감으로 경영난에 허덕여온 장비업계가 내년에는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PL이 내년 3분기 장비 반입을 목표로 2조원 안팎의 8세대 장비 투자계획을 수립 중인 데 이어 삼성전자 LCD총괄도 내년 1조8000억원가량의 8세대 2라인 장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는 내년 7세대에 2만∼3만장 규모의 증설투자를, LPL도 5.5세대 투자 철회에 따른 대안으로 5세대와 6세대 라인의 증설을 각각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내년 장비 구매비는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양사가 지난 2005년 나란히 7세대 장비 투자에 4조원대 ‘뭉칫돈’을 투입한 기록을 경신하는 규모다.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연간 시설투자 전체 금액으로 따지면 2005년에 삼성전자와 LPL의 합계가 7조원에 이르러 가장 많았지만 여기에는 건물 공사비와 클린룸 설비비 등이 포함돼 순수 장비 구매비는 4조원대 수준이었다”며 “8세대는 양사가 이미 공장 건물을 지어놓은 상태여서 향후 투자는 장비 구매에만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장비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8세대 장비는 공정 체임버 등이 커지면서 대당 가격이 7세대보다 35∼40%가량 비싼만큼 화학기상증착장비(CVD)·트랙 등 핵심 장비업체는 삼성이든 LG든 수주만 하면 단번에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디스플레이협회 출범으로 수직계열화 관행을 깨자는 분위기가 무르익는만큼 삼성과 LG에 동시에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는 매출 신기록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PL에 이어 대만 1위 LCD업체 AUO도 내년 8세대 투자에 나서기로 하고 최근 장비업체를 상대로 시장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AUO와 거래해온 국내 장비업체의 특수도 예상된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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