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만큼 우리에게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기기는 드물다. 사람들은 대부분 화면이 나오거나 영상이 나올 때 TV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TV에서 재생되는 프로그램과 다양한 광고는 시선을 빼앗기기도 하지만 TV는 모양 자체만으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다. 이제는 거리·상점·은행·지하철 등에서 TV를 활용해 자사 및 여러 제품 광고를 재생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DID(정보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산업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 따르면 DID 출하량은 지난해 24만4000여대에서 내년에는 98만대 규모로 300% 이상 증가하고 2010년에는 212만2000여대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806%나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이 약 200%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에 비하면 가히 폭발적인 수준이다. 한마디로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인 셈이다.
하지만 DID는 모양은 TV와 거의 같지만 제품의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DID는 TV와 달리 매장·쇼핑몰 등 밝기가 높은 곳에 장시간 설치되게 된다. 이러한 특성상 사용되는 패널은 이에 적합한 높은 휘도와 긴 수명, 저전력을 필요로 한다. 또 보여주는 목적으로 설치되는만큼 보여줘야 될 것, 즉 콘텐츠를 필요로 하며 이에 관한 제작과 관리의 툴 또한 요구된다. 이에 따라 DID는 단순 디스플레이의 산업영역을 넘어 PC·콘텐츠·운영관리에 이르는 다양한 산업군이 함께 어울려 구현된다.
따라서 DID 패널 시장 성장에 따라 DID 솔루션업계 또한 시장확대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단순히 디스플레이 영상을 보여준다는 개념에서 발전해 디스플레이 관리와 시스템의 영속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솔루션과 콘텐츠가 DID 산업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아가는 양상이다.
이를 반영하듯 얼마 전 세계적 인터넷 네트워킹 기업인 시스코는 ‘시스코 디지털 사이니지’를 발표하며 DID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더불어 디지털 사이니지 솔루션은 강력한 고객경험을 유도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툴로써 보편화돼가고 가고 있음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DID산업이 진정한 블루오션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만 한다. 우선 DID 산업은 디스플레이·솔루션·콘텐츠 등 다양한 업계의 융합이 산업 활성화의 기본 전제다. 또 DID 산업은 DID를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매장 그리고 DID를 접하게 되는 최종 소비자에 이르는 다양한 소비자를 접하게 되며 그들 간의 서로 다른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기업 소비자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전략적 마케팅 도구로써 활용과 운영적 측면에 비중을 싣게 된다. 반면에 매장 소비자는 기업 소비자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실질적 운영의 위치에서 매장 소비자는 소비자의 능동적 관심과 비용, 기기 관리와 영속성에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최종 소비자는 콘텐츠의 주목도와 같은 순수한 마케팅적 욕구를 보여 준다.
따라서 DID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더욱 질 좋고 다양한 콘텐츠와 편리한 운영관리를 원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DID 비즈니스는 패널과 같은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좋은 솔루션을 갖추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결국 디스플레이·플레이어·콘텐츠·운영관리의 효율적 융합이 불가피하다.
현재 스칼라·NEC 등 주요 DID 솔루션업체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DID 솔루션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의 솔루션의 효과적 미디어 전송과 원격제어라는 장점은 빠른 변화를 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신속하게 적용하고 대체하기 용이하다.
결론적으로 디스플레이·콘텐츠·운영관리에 이르는 통합적 서비스의 대안 없이는 DID 산업은 신기루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제 DID하면 디스플레이만 설치하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DID 블루오션 시장이 열릴 것이다.
◆곽지상 인포스퀘어 사장 wowkwak@infosquarei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