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3개월짜리 펀드?

[현장에서]3개월짜리 펀드?

 “환매해주세요. 역시 주식은 너무 위험해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지 석 달이 채 안 돼 최근 지점을 다시 찾은 고객에게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주식시장의 원망과 함께 들은 푸념이다.

 소액 적립식투자와 장기 분산투자가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단기 투자 손실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투자방법보다는 ‘잘못된’ 주식시장만 탓하며 무조건 적립식 펀드를 환매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

 지속적인 투자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적립식 펀드의 장점은 장기 투자를 거쳐서만 실현된다. 장기 투자 시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저축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모아간다는 개념으로 접근할 때 적립식 펀드의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것은 현명한 투자자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난 2004년 시작된 ‘적립식 펀드 1세대’의 투자 붐이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3년 전과 지금의 코스피지수를 비교할 때 당시 가입한 투자자가 지금까지 환매하지 않고 있다면 수익률은 기대 이상일 것이다.

 그들 역시 지금과 같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건전하고 합리적인 투자 인식으로 투자원칙을 지켜온 끝에 과실을 향유하고 있다. 지난 70년간 자본시장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폭락할 때나 상승할 때나 주식을 꾸준히 매수한 사람은 어떤 투자자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 실제로 100년 전이나 50년 전, 30년 전보다 주가가 하락한 나라는 없다.

 주가는 기업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물가는 오르고 이에 따라 기업의 실적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한 이론적으로 주식은 장기적으로 매우 유리한 투자수단이다.

 국내 모 증권사의 정문 앞에는 시계침이 없는 시계가 있다. 단기적인 시장 변수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장기투자 철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최근 증시의 높은 변동성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다면 이 말 한마디를 떠올려보자. ‘시간에 투자하자.’

◆김형준 동양종합금융증권 금융센터강남대로지점 과장 hyungjuneki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