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분야 기업이 올 상반기에 그리 수익성 있는 경영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장사가 굴뚝업종 선전에 힘입어 3년 만에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평균 78원의 이익을 남긴 데 비해 IT 분야 상장사는 이보다 13원이나 적은 65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IT 상장사의 이익이 전반적으로 부진하게 나타난 것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예상을 크게 밑도는 실적을 거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즉 일부 업종이 문제지 IT 상장사 전반적으로는 양호한 것이다. 실제로 증권 전문가도 이번 상반기 IT업종 부진을 일시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행히 하반기부터는 세계 경제가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도 회복될 것으로 보여 IT기업의 하반기 수익성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삼성이 3분기부터 경제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 분야에서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것도 3분기 세계 경제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물론 글로벌 신용경색과 미국 소비 둔화 가능성 등 부정적 변수가 잠재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회복 등은 하반기 실적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기전자업종의 상반기 이익률이 4.47%를 기록했는데 특히 전기전자와 통신업종 4개사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31.7%와 13.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기술과 해외 시장 개척보다는 좁은 내수 시장을 잡기 위해 마케팅 등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기 때문인데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특히나 통신은 IT분야 간판 업종이자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내수 경쟁보다는 수출과 신기술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코스닥 시장의 IT기업도 마찬가지다.
383개에 달하는 코스닥 시장의 IT기업은 상반기에 4.54%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체 코스닥 상장사의 영업이익률(5.58%)보다 낮았다. 코스닥 IT기업 역시 극심한 내수 경쟁을 벌였다는 의미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대변되는 IT가 보편화하면서 IT업체의 입지가 이전보다 못한 것이 사실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다 보니 자연 IT업체가 무리한 영업을 하게 되고 결국 이는 IT업체의 영업이익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신기술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 규모가 한계가 있는 내수 시장보다는 광활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거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프로세스 개선 등 기업 내부의 효율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환율이나 유가 같은 외부 변수는 기업 스스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 외부 변수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신기술 개발, 해외 시장 개척, 내부 프로세스 개선 같은 것은 기업 스스로가 마음먹고 실행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는 결국 경쟁력 향상뿐 아니라 영업이익 상승이라는 열매로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