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판도라와 판도라TV

 요즘 한창 잘 나가는 판도라TV를 보노라면 가끔은 ‘판도라(Pandora)’의 어원을 생각하게 된다.

 판도라는 원래 ‘모든(pan) 재주·선물(dora)’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중의 신 제우스는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명해 여신을 닮은 처녀 판도라를 빚게 한 다음 여러 신에게 자신의 가장 고귀한 것을 선물하게 했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판도라에게 아름다움과 함께 교태와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을 선물했고, 아테나는 방직 기술을 가르쳤다. 헤르메스는 재치와 마음을 숨기는 법·말 솜씨 등을 선사했다. 말 그대로 ‘모든 재주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으로 태어난 것이다.

 판도라TV도 마찬가지다. 아프로디테·아테나·헤르메스 같은 마니아로부터 수많은 재주(UCC)를 선물받은 것이다. 유비쿼터스 시대의 최고의 재주꾼과 기회요인을 선점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미 판도라의 상자에 들어있던 슬픔과 질병, 가난과 전쟁, 증오와 시기 등과 같은 위험 요소(惡)가 튀어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이다. 네이버·다음 등 거대 포털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거대 자본의 물량공세에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도 생각해야 한다. 수동적인 의미의 M&A도 한 방법일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도 고심해야 한다. 현재의 광고 수익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 판도라TV 같은 모델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판도라만이 가진 경쟁력을 고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새로운 물결이 노도처럼 몰려오고 있다. 아예 세컨드라이프는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다. 이른바 가상현실이다. 문제는 이 가상의 신세계가 현실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기업 콘텐츠도 수 없이 올라오고 있다.

 개인 콘텐츠 위주인 판도라TV와는 다른 상황이다. 기업 콘텐츠를 어떻게 수용할 지를 고심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들린다. 다양한 수익원의 발굴이 시급하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아직은 기회요인이 위험요인을 압도한다. 혹시라도 이런 위험요인을 간과하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이 시대에 판도라의 상자에 남아있는 ‘희망’을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위험요인을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박승정 솔루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