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얼굴의 여친’을 보면 ‘한류 스타 전지현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엽기적인 그녀’가 떠오른다. 긴 생머리에 엽기적인 성격을 가진 여주인공과, 그녀를 사랑하는 순수 청년. 그리고 그녀가 가진 사랑의 아픔까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정려원 특유의 귀여움이 듬뿍 묻어나는 영화다.
대학 7학년 백수에 돈 한푼 없어 남들이 먹다 남긴 과자부스러기를 주워먹는 찌질한 인생의 최고봉인 구창(봉태규). 배가 고파 바닥에 떨어진 지갑에서 3000원을 꺼내 밥을 사먹다가 그것마저도 지갑주인인 ‘아니(정려원)’에게 들켜버린다. 그날부터 계속 구창 앞에 나타나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 ‘아니’.
헤어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해 자꾸만 엉뚱한 사건을 만드는 그녀에게 태어나서 연애 한번 못해 본 ‘구창’은 자꾸만 마음이 간다.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아니’의 이면엔 또 다른 인격인 ‘하니’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아니’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하니’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 구창. ‘하니’는 불량배들과 1대 4로 붙어도 거뜬히 해치우고 툭하면 욕설을 날린다. 자신이 다중인격이라는 것을 모르는 ‘아니’는 구창의 멍든 얼굴을 보고는 어디서 다쳤냐며 되물어 구창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가끔씩 담배피는 애 나타날 때 빼곤 괜찮아”라며 구창은 아니의 옆에 있으려 한다. 어느날 갑자기 드러나는 ‘아니’의 비밀에 구창은 또 다시 당황하고야 마는데… “그런거 있잖아요. 원래 내가 없었던 것 같은 느낌…오빤 그런 적 없었어요?” 평생 ‘아니’를 지켜주겠다고 맹세를 하는 구창. 그렇게 파란만장한 구창의 첫사랑이 시작된다. 9월 13일 개봉.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