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적 통신사업자들의 결합상품 출시가 한달이 됐지만 가입자가 1만5000명에 그쳐 ‘찻잔속의 태풍’에 머물고 있다. 출시상품 수의 부족, 사업자들의 소극적 마케팅도 요인이지만 이미 포화한 시장에서 결합상품의 효과를 크게 기대하는 게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9월 이후 신규 결합상품 출시 및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이 예고돼 수요 가속도가 주목된다.
◇ 출시 한달…실적은 초라=KT는 지난달말 초고속과 쇼 이동전화, 메가패스와 와이브로 등 총 5종의 결합상품을 내놨지만 한달동안 가입자는 1만명에 머물렀다. SK텔레콤도 한달전 티브로드, 씨앰앤 등 MSO 3개 사업자와 함께 이동전화+초고속 등 3종의 결합상품 서비스를 내놨지만 총 가입자는 5000명에 불과했다. 최소 수백만, 최대 수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거대 통신사업자들의 실적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다. 통상 초기 시장에서 붐을 일으키는 여타 시장과는 달리 결합상품은 시장에서 반응을 얻지 못한 셈이다.
◇ 포화시장의 구조적 한계지적도=일단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비수기와 결합상품에 걸맞는 유통채널이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측면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결합상품의 파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기 어려웠던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자칫 매출감소 요인만 발생할 경우 기업 입장에선 신속한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시장이 완전 포화로 가고 있는 마당에 나온 결합판매 허용이 정책적 효과를 발휘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느 정도 신규 가입자의 여지가 있어야 반향이 클텐데 지금은 여기저기 모두 포화된 상태라 가입자 유지라는 측면만으로 결합상품을 드라이브하기는 애로가 있다”고 말했다. 2∼3년전 결합상품 정책이 나왔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프랑스의 경우 초고속 및 인터넷전화 붐이 시작되면서 IPTV 결합상품 인기가 덩달아 높아지는 상호 상승효과가 나고 있다.
◇ 9월부터 2라운드=KT·SK텔레콤은 9월 이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한다는 구상이다. 어차피 요금할인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야하는데다 추세를 거스를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KT는 ‘메가패스+쇼’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8.3%가 만족도가 높아 고무됐다. KT는 내달부터 네스팟 결합상품과 메가TV 결합 상품 등을 추가로 출시하는 한편 앞으로 대리점간 매핑을 통해 결합판매 채널의 짜임새를 높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10월안으로 이동전화+초고속+케이블 방송을 묶은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를 처음으로 출시하고 인터넷전화 결합상품도 준비중이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