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가 침체한 영화콘텐츠 판권 시장을 회생시킬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영화콘텐츠의 부가시장인 비디오와 DVD 시장이 불법 타이틀의 범람으로 고사직전에 처해있다. 외국의 경우 영화시장 보다 부가판권 시장이 몇배의 규모로 여기에서 벌여들인 수익은 다시 영화제작으로 재투자되는 선순환고리를 이룬다. 국내는 다르다. 부가판권시장이 고작 영화시장의 4분의 1에 불과해 영화제작의 젖줄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영화업계가 IPTV의 등장에 큰 기대감을 보이는 이유다. IPTV업체를 대상으로 극장개봉이 끝난 신규영화 콘텐츠 제공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특히 IPTV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이 제자리에서 맴도는 가운데 영화콘텐츠산업에서 IPTV서비스를 통한 수익창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 최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히트작 ‘타짜’를 하나TV등에 공급, 분기당 수천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을 비롯, 주요 영화콘텐츠 유통배급사들이 올들어 주요 히트작으로 비슷한 규모의 콘텐츠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CJ엔터테인먼트·MK픽처스·청어람·유니버설스튜디오·20세기폭스·소니픽처스 등 국내외 영화제작·배급사들이 이미 하나로텔레콤·KT 등과 다양한 영화콘텐츠를 제공하며,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가입자가 30만∼40만명에 도달하면 손익분기점을 넘어 콘텐츠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TV 가입자는 현재 54만명이다. KT 측도 “현재 가입자는 6만명 정도지만 연말 30만명 정도까지 확대한 다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사들은 과거 영화는 일정 금액을 받고 IPTV 판권을 판매하고, 신규 작품은 클릭 횟수에 따라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하나TV나 메가TV 가입자들은 과거 영화는 무료로 보고 새 작품은 편당 1400∼2000원의 추가 요금을 내고 영화를 관람한다.
영화업계는 IPTV 등 새로운 윈도의 등장은 부가판권 파이를 늘리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IPTV업체들도 부족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영화판권 확보에 나서고 있어 둘의 밀월관계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