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이름을 공개하겠습니다. 블랙○○!’
IT업계에 ‘블랙’을 넣은 이름짓기 열풍이 불고 있다. 내로라는 업체가 만든 야심작, 특히 하이엔드 제품 이름에는 어김없이 ‘블랙’이라는 단어가 라벨처럼 따라붙는다.
HP는 6일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를 즐기는 게이머를 위한 전용 PC를 출시했다. PC 시장을 주도하는 ‘파워 사용자’를 잡기 위한 HP의 야심작인데 뚜껑을 열고 보니 이름이 ‘블랙버드’다.
하루 앞서 LG전자가 내놓은 프리미엄 데스크톱PC 이름도 ‘블랙 피카소’다. 데스크톱PC와 플래트론 모니터가 조화를 이룬 감성적 디자인이 압권이라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해외에서 먼저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이름도 ‘블랙잭’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다기능으로 국내에서도 ‘블랙잭’ 공동구매 바람이 불고 있다.
IT업계 ‘블랙’ 라벨의 원조격은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캐나다 회사인 RIM은 이 스마트폰 하나로 미국에 ‘블랙베리’ 신드롬을 일으키며 800만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고급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했던 스마트폰의 성공으로 ‘블랙’이라는 단어는 고급형·스마트형·차세대형이라는 제품 이미지를 얻게 됐다. 실제로 RIM은 삼성전자의 블랙잭이 블랙베리와 이름이 유사하다며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경쟁사들이 제품 이름에 블랙을 사용하는 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