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콘텐츠를 둘러싼 인터넷미디어 업계와 언론사 간 역학관계와 비즈니스모델이 확 바뀐다. 단순히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콘텐츠 대금을 받았던 콘텐츠제공업체(CP) 모델에서 탈피, 언론사가 인터넷미디어 업계의 비즈니스 파트너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뉴스 콘텐츠 디지털 아카이빙 사업을 공동 진행하는 뉴스뱅크에 소속한 10개 언론사가 최근 SK커뮤니케이션즈와 뉴스저작권 보호 및 수익모델 공유를 전제로 한 공동사업 제휴(MOU)를 맺은 데 이어 다음커뮤니케이션과도 유사한 MOU를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뱅크측은 이와 함께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과도 유사한 형태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구글 본사가 최근 뉴스뱅크 소속 언론사에 △구글의 광고프로그램인 애드센스와 뉴스뱅크의 광고프로그램 통합 △뉴스뱅크 회원사들의 디지털화 적극 지원 △뉴스뱅크 아카이빙 사업 지원 △네이버·다음에 콘텐츠 공급 중단할 경우 보상 지급 등을 골자로 한 뉴스콘텐츠 제휴 방안을 제시했다. 뉴스뱅크 회원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으로 구글의 방안을 받아들일 경우 다른 인터넷 포털과의 MOU 협상을 원점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뉴스뱅크와 인터넷미디어 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제휴 방안은 단순히 월 단위로 뉴스콘텐츠 대금을 포털이 언론사닷컴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저작권 정책을 토대로 광고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이다.
또 저작권 이용 조건을 지키면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선스(CCL, Creative Commons License)’를 적용해 저작권자인 언론사의 허락을 득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CCL을 준수한 콘텐츠를 블로그, 카페 등에 퍼갈 경우 광고도 함께 가져가도록 해 광고 수익을 저작권자와 포털이 공유하게 된다.
뉴스뱅크에 관여하는 언론사의 한 관계자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는 이미 MOU를 맺었고 다음커뮤니케이션과는 조만간 MOU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뉴스 콘텐츠 유통 방식과 함께 비즈니스모델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뱅크는 주요 언론사들이 공동 구축한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으로 동아일보, 문화일보, 세계일보, 스포츠조선, 전자신문, 조선일보, 한국경제, 한국일보, 헤럴드미디어의 9개 언론사에 최근 국민일보가 합류했다.
◆Don’t be evil 이 한국에서만 바뀌나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구글 철학이 유독 한국에서만 바뀌는 것인가, 본사와 구글코리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한 것인가.’
네이버·다음 등 국내 포털에 뉴스콘텐츠를 중단할 경우 보상책을 지급하겠다는 구글 본사의 뉴스뱅크에 대한 제안이 논란이 됐다. 구글코리아측은 “전제 조건을 단 비즈니스 협상은 구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구글이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 국내 언론사에 수익모델 등을 제안하면서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뉴스뱅크측의 말은 달랐다. 뉴스뱅크의 한 관계자는 “다른 포털에 뉴스 콘텐츠 공급을 중단할 경우 보상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구글의 제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불과 1개월 전 온신협과의 협상을 위해 방한한 조슈아 코헨 구글 뉴스서비스 프로덕트매니저는 “검색을 통해 사용자가 좋은 뉴스콘텐츠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 구글의 미션”이라고 말했다. 뉴스뱅크측의 제안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 달 만에 구글의 뉴스 서비스 철학이 바뀐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하면서도 당장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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