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서울 본사와 북미에 구축된 게임 개발력을 바탕으로 2010년 이후부턴 중국·일본 스튜디오에서도 현지 코드에 맞춘 게임 신작을 내놓는다.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확인된 기술·인력 중심의 강력한 글로벌 사업기반을 중국·일본이라는 ‘거대시장’으로 본격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열린 ‘리처드 게리엇의 타뷸라라사’ 론칭 행사에 참석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이미 중국과 일본에서 많은 실험과 작업이 진행중”이라며 “3년 정도 뒤면 현지에서 기획을 짜고, 현지 시장에 맞춘 게임들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고도화되는 중국 정부의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현지 생산이고, 세계 최고수준의 일본시장에 통할 수 있는 게임도 그곳에서 나와야한다는 지론이다.
다만 제작에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는 잘 다듬어져 있는 전세계 스튜디오 어느 곳에서든 조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바탕에 깔려 있다.
실제 이번 ‘타뷸라라사’ 프로젝트는 이전 북미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던 ‘길드워’ 때보다도 글로벌 개발 자원이 훨씬 더 강력하게 연계 활용됐다. 게임은 북미에서 리처드 게리엇이 만들지만 이 게임에는 서울의 프로그래밍 기술과 서버 노하우, 중국의 아트 기술 등 엔씨소프트 글로벌 스튜디오 역량이 총결집 돼 있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지금까지 서울에서 만든 게임은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만, 북미에서 만든 게임은 북미·유럽시장에서만 성공시켜 왔던 전례를 깰 수 있는 첫번째 글로벌 흥행작으로 ‘타뷸라라사’를 꼽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김 사장은 “동서양 게임이용자들간의 이질적인 문화와 습성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을 뛰어 넘지 않고서는 미래시장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오스틴(미국)=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인터뷰-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타뷸라라사에 리처드 게리엇의 이름만 걸린 게 아닙니다. 엔씨소프트와 김택진의 이름도 걸었습니다.”
6일 미국 오스틴 시내 힐튼호텔에서 만난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북미 진출 7년 만인 다음달 내놓는 역작 ‘타뷸라라사(제품 공식명: 리처드 게리엇의 타뷸라라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특유의 직접 화법으로 쏟아내놓았다.
그는 “다중접속(MMO)게임의 신기원이다, 자랑스럽다”며 ‘타뷸라라사’에 대한 개발자·경영자로서 양측면 모두에서의 절대적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날 북미 전역의 게임관련 미디어 론칭쇼를 통해 10월19일 북미시장에서 출시키로 확정한 한 ‘타뷸라라사’엔 지금도 온라인게임의 전설로 통하는 ‘울티마온라인’을 만들어낸 리처드 게리엇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올라가 있다.
김 사장은 이 일화를 소개하며 “‘타뷸라라사’는 이름을 걸 만한 욕심이 나는 게임이 분명하다”며 “리처드 게리엇의 요청에 따라 타뷸라라사(TR)의 T에는 ‘택진’이란 이름의 이니셜을 걸고 두차례 폐기와 재도전이라는 2전3기의 경험인 ‘리셋(Reset)’의 상징을 기꺼이 달기로 했다”고 말했다.
‘타뷸라라사’의 국내서비스에 대해선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결정해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북미·유럽시장에서 최상의 안정성을 검증 받은 후 한국과 아시아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옳은 수순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김 사장은 엔씨소프트 창립 10주년과 ‘타뷸라라사’의 역사적인 론칭을 기념해 7일 한국인 우주문화원정대원 30명을 오스틴 버그스트롬 국제공항으로 초청해, 무중력상태 체험을 위해 특별 개조된 보잉 727항공기 ‘G포스 원’을 탑승하고 이들과 함께 무중력상태를 경험하는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오스틴(미국)=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