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글에 이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700㎒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지 여부가 통신시장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11일 비즈니스위크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이 내년 1월 16일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에 응찰하는 방안을 숙고 중이라고 보도했다.
2009년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로 새 용도가 결정될 700㎒ 대역은 4G서비스를 준비하는 통신사업자와 인터넷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탐내는 황금 주파수. 이 주파수는 이동통신이나 와이파이 네트워크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고 끊김없이 전송되며 건물 벽 등 장애물이나 악천후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구글은 700㎒ 주파수 매입 가격으로 FCC에 46억달러를 제안한 바 있으며 인터넷전화 스카이프를 소유한 e베이와 위성TV 업체 디렉TV 등이 경매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팟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이 자그만치 14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제시한 46억달러뿐 아니라 주파수 획득 후 90억달러에 육박할 네트워크 구축 비용까지 문제없이 감당할 수 있는 액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애플이 마음만 먹는다면 무난히 주파수를 확보해 통신 시장에 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은 100만명에 달하는 아이폰 가입자를 기반으로 AT&T와의 독점 계약을 깨고 새 주파수에서 자체 서비스를 개시할 개연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애플은 또 지난 5일 와이파이용 아이튠스 사이트를 개설해 AT&T 네트워크를 이용하지 않고도 아이폰에서 온라인음악을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반면, 통신서비스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것이 지금까지 애플이 고수해 온 전략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매킨토시(맥) PC에서부터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남보다 앞서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시장을 선도해 온 애플이 대규모 가입자를 관리해야 하고 서비스를 끊임없이 유지보수해야 하는 사업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은 온라인음악 사이트 아이튠스를 제외하고 이제까지 서비스 시장에서 성공한 전례가 없다. 1년에 99달러를 내면 이용할 수 있는 닷맥(.Mac) 서비스는 가입자가 170만명에 불과해 사실상 실패한 경우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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