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브로드컴이 어떻게 ‘공룡’ 퀄컴과의 특허소송에서 이겼을까. 브로드컴과 퀄컴은 매출과 직원 수에서 두 배 이상, 인지도 측면에서는 그 이상 차이가 난다.
12일 워싱턴포스트는 ‘브로드컴이 어떻게 메이저 업체들과의 휴대폰 전쟁에서 이겼나’라는 기사를 통해 그 비법을 소개했다.
먼저, 브로드컴이 퀄컴 특허 위반 문제의 중재자로 국제무역위원회(ITC)를 선택한 것이 탁월한 결정이었다는 것. 무역위원회는 독립기구이기 때문에 정부 외곽 조직의 로비에 휘둘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물론 ITC 위원들도 의원들의 로비에는 휘둘릴 수 있다. 이에 퀄컴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거물급 로비 회사와 법률회사 6∼7개를 총동원하고 대규모 로비스트들도 고용했다. 여기에 버라이즌·AT&T 등 거대 통신사와 무선사업자 협의회 등도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반면, 브로드컴은 법률회사 1개, 로비스트팀 1곳만을 고용했다. 수적으로는 엄청난 열세였지만, 브로드컴이 고용한 로비스트팀은 클린턴 정부 시절 상원의원 로비로 명성을 쌓았던 산드라 스튜어트가 이끌고 있었다.
산드라 스튜어트팀은 상원의원 1명씩을 공략하는 각개전투 방식으로 브로드컴의 논리를 전파해 나갔다. 특히 브로드컴 소송으로 휴대폰 가격이 인상되거나, 휴대폰 수입이 금지될 수 있다는 퀄컴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특허권 위반에 비하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결과는 브로드컴의 완승. 지난 8월 부시 정부도 ITC의 퀄컴 특허 위반 판정을 지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때로는 아주 작은 스텝이 충분할 때가 있다”고 끝을 맺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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