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중 정보보호 교류회에서 느낀 중국 현지의 IT열풍은 실로 대단했다. 전반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상하이·베이징을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으며 게임 및 B2B·인터넷뱅킹과 PC방 산업 등이 활성화되고 있었다. 이렇게 급속도로 성장한 중국의 IT산업계가 본보기로 뽑는 나라는 단연 한국이다. 한국사회에서 IT산업은 이미 중흥기를 지나 국가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산업으로써 인정받고 있으며 몇몇 IT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보보안은 아직까지 일부 대기업이나 금융권·공공기관을 위주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때문에 물리적 보안이나 네트워크 보안 등 정보보안의 이해도가 부족해 보안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기업이 다수다. 우리나라 보안기업이 중국에서 새로운 블루오션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IT분야 특히, 보안분야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해외시장 개척에 필요한 여러 지원과 대안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마케팅 전문 인력의 부족 및 시장 정보가 미흡한 것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 IT국가 진출에 적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시장다변화와 해외진출이 궁극적인 목표인 대부분의 중소 IT기업은 자신이 가진 기술력만으로는 해외시장 개척이 어려움을 깨닫게 된다. 실제로 중국기업이 바라보는 한국의 IT는 단연 최고지만, 개별 분야에서는 접근성과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제부터라도 국가적 지원은 물론이고 기업적 측면에서도 다각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때임이 분명하다.
이제 정부차원에서 중국의 IT시장 정보는 물론이고 우리 기업의 중국진출이 용이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국내 IT를 보다 정확하고 세분화한 정보를 주는 일이 급선무다. 국가 차원에서 볼 때, 국내 보안산업의 기술력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홍보 마케팅력의 부재가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홍보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 공공기관과 기업에 대한민국의 IT를 홍보할 때, 일부 대기업뿐만 아니라 IT중소기업이 가진 세계적인 경쟁력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중국의 IT산업계와의 꾸준한 접촉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교류회나 세미나·전시회 등의 행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등 홍보활동과 교류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몇 년간 중국진출의 희망적인 메시지와 함께 국내 IT기업은 중국으로의 진출을 시도했지만 많은 기업이 실패의 쓴잔을 마셔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을 지켜봐 왔던 기업인 위치에서 과연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진출함이 옳은 일인가 그른 일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 내부에서는 중소 보안 업체를 특수분야로 키워서 차세대 기술동력으로 삼고 자금지원 및 기술·인력을 지원해 주는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 또 공공기관 경쟁입찰 시 저가 수주풍토 및 유지보수의 적정한 가격책정도 선행돼야 한다. 왜냐하면 국내에서 국산 보안응용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인정받을 때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시각에서 보자면 역시 보안 솔루션의 현지화를 어떻게 실현하고 기업차원에서는 보안 솔루션의 가격경쟁력을 중국시장에서 어떻게 확보하는가 하는 점도 주요 관건이다. 특히 유지보수와 신속한 대응력이 경쟁력인 보안업계에서는 실시간 대응성의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
기업도 저가경쟁을 피하고 기술력을 높이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동종 업계에서 경쟁우위를 선점하는 방식은 기술력이 기본이 돼야 하는 국내 산업계를 혼란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그러한 기본이 바로 잡히고 공정한 경쟁이 바탕이 돼야 성공적인 해외 진출이 현실화될 수 있다.
◆문재웅 제이컴정보 사장 jwmoon@jcs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