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 80년대 복고풍 바람

 PC 시장에도 80년대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 무겁고 업그레이드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사라졌던 올인원(all-in-one) PC 신제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것. 최근 USA투데이는 ‘또다른 80년대의 컴백’이라는 기사로 올인원 PC를 집중 분석했다.

 올인원 PC란 모니터와 본체가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제품을 말한다. 84년 나온 애플 매킨토시를 시초로 한동안 사랑받다가 무겁고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던 올인원 PC 시장에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4대 PC 업체인 게이트웨이는 자체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올인원 PC ‘게이트웨이원’을 출시했다. 1300달러 가격대부터 판매 중인 게이트웨이원은 19인치 LCD 모니터에 무선마우스·키보드·리모컨 등에 TV 수신 및 DVD·CD플레이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소니도 지난 8월 올인원 PC 신제품 ‘바이오 LT PC/TV’를 출시했다. 게이트웨이 제품과 거의 유사하며 모니터를 벽에 걸 수 있도록 설계해 놓은 것이 특징.

 ‘터치스마트 PC’라는 브랜드로 올인원 PC를 출시한 HP는 이달 중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제품은 부엌이나 서재에서도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터치스크린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올인원 PC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은 기술의 발달로 일체형 디자인만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 모니터-본체 분리형에 비해 올인원은 열과 소음이 적은데다 주방이나 거실 등 어느 곳에서나 잘 어울린다. 공간도 적게 차지하고 이리저리 옮기기도 쉽다. 특히 최근에는 무선통신 기술의 발달로 키보드·프린터 등 주변기기와도 연결이 한층 쉬워졌다.

 실제 시장의 성장이 PC 업체들을 자극했다. 애플은 혁신적인 디자인을 추구한 올인원 PC ‘아이맥’으로 기사회생한 데 이어 매년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HP의 올인원 PC 터치스마트도 기대치를 뛰어넘는 판매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HP 올인원 제품 중 가장 싼 것이 1799달러나 된다.

 로저 케이 기술 전문 애널리스트는 “올인원 제품은 전체 PC 시장의 2% 정도 차지하고 있지만, 2015년 7% 비중까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