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이코엡슨이 LCD와 PDP에 못지 않을 정도로 수명이 긴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개발하고 내년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이코엡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5만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OLED를 개발했으며 올 연말부터 주문받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OLED는 LCD와 달리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는 특성상 백라이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전력 소모도 적다. 또 LCD보다 응답 속도가 1000배나 높아 잔상 없이 깨끗한 동영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수명이 짧고 원가가 비싼 게 단점이었다.
세이코엡슨은 이런 OLED의 한계로 꼽힌 수명을 대폭 개선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현재 OLED 수명은 대부분 3만에서 3만5000시간 사이. LCD와 PDP 수명(6만시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TV와 모니터 등으로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세이코엡슨은 OLED 수명을 150%나 향상시켜 LCD·PDP에 못지 않은, 다양한 상품화의 길을 찾아냈다.
어떤 재료와 기술들이 적용됐는지, 단가 인하도 함께 이뤄졌는지 구체적인 내용들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이코엡슨의 이번 기술 개발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서 OLED의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 올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이코엡슨은 연말부터 나가노현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주문을 받은 후 양산 일정을 결정하는 업계 특성상 실질적인 OLED 생산은 내년 중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 제품은 8인치로 알려졌으며 세이코엡슨은 카내비게이션이나 소매점에서 이용되고 있는 소형 LCD를 1차 타깃으로 삼았다. 회사 측 관계자는 “향후 21인치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TV 시장 진출 여부도 고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양산을 시작한 삼성SDI는 2인치 제품을, 소니는 11인치를, 세이코엡슨은 8인치를 준비해 당장 시장에서의 충돌은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양한 크기의 OLED를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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