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간 국내 IT산업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정도의 놀라운 성장을 이룩했다.
이러한 과정으로 구축된 우리의 IT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IT인프라를 가장 잘 갖추고 활용하는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IT강국으로 우뚝 섰으며 IT에 우리의 미래와 가능성을 찾게 된 것이다.
지난해 IT산업 관련 수출액은 1133억달러고 흑자가 543억달러다. 이는 전체 무역흑자 총액보다 382억달러나 더 많은 액수다. 지금까지 어떤 산업에서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또 우리는 그동안 IT839 전략으로써 미래 먹거리 창출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다. DMB와 와이브로 등 차세대 서비스를 활성화했으며 국제 표준화에 성공해 세계 IT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IT산업은 지난해의 4.2% 성장에서 올해와 내년에는 5% 후반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 IT는 단순히 하나의 산업분야가 아니라 전 산업의 인프라가 됐다. 지금까지 우리는 D램·이동통신·디지털TV 등 IT의 산업화에 치중해 왔으나 이제는 철강·조선·자동차·건설·물류 등과 같은 전통 주력산업에 접목해 산업의 IT화를 추구하며 전통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환경은 우리 IT산업을 낙관적으로만 보지 못하게 하고 있다.
미래 유비쿼터스 사회의 기술과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의 기술 패권주의와 후발국의 추격이 날로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선전이나 광고에서 자주 등장해 일반 국민에게도 매우 친숙한 개념이 됐지만 유비쿼터스는 거대한 산업 파급효과를 지닐 뿐만 아니라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신시장 창출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이에 유비쿼터스를 활성화하고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은 매우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패러다임이 바뀔 때 새로운 번영의 기회와 도전이 찾아온다. 가깝게는 인터넷 혁명이 그랬고 멀리는 산업 혁명이 그랬다. 급격히 발전하는 새로운 유비쿼터스 기술은 특정 영역에서 벗어나 사회생활 전반에 급속히 파급돼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시기에 세계 각국도 국가 경쟁력 확보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유비쿼터스 기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IT산업도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를 읽고 이를 기반으로 적절한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매년 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을 비롯한 7개 기관이 공동주관하는 ‘IT산업전망 콘퍼런스’가 있다. 올해는 17·18일 이틀간 서울 롯데잠실호텔에서 ‘번영의 들판을 향한 u-IT산업의 항해’라는 주제로 개최되고 있다.
이 콘퍼런스는 IT의 향후 발전방향을 살펴볼 좋은 기회와 기술개발 방향을 모색할 좋은 기회임이 분명하다. 특히 ‘한국경제의 도전과제와 대응전략’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를 갖고 국내외 40여명의 전문가가 IT 전 부문의 견해를 발표하는 장을 마련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기회가 국내 IT산업의 미래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우리의 IT산업이 유비쿼터스라는 돛을 달고 세계 시장을 향해 힘차게 항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IT산업에 달려 있다고 말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현장이나 행사장으로 달려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탁상공론과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체험 간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크기 때문이다.
◆이성옥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solee@iit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