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과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 지역이 여성 경영진의 ‘무덤’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데이비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데이비스)가 캘리포니아 4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를 조사한 결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통신·반도체·전자 산업 등 주로 실리콘밸리 지역에 포진한 기술 기업의 여성 임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유통업계의 여성 임원 비율이 21%로 가장 높았으며 전자산업 여성 비율은 2.9%로 가장 낮았다.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계는 각각 12.2%로 중위권 수준이었으며 통신업계는 8.1%로 하위권이었다. 기업별로는 EA·플랜트로닉스·SJW는 여성 임원을 채용하지 않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혔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지역 여성 임원에는 맥 휘트먼 e베이 CEO, 사프라 캐츠 오라클 CFO(최고재무책임자), 수전 데커 야후 사장 정도로 손에 꼽히는 정도다. UC데이비스는 여성 임원이 적은 IT 분야에도 예외적인 기업이 있다면서 HP를 주목했다.
HP는 임원진은 물론 이사회 이사도 4분의 1을 여성으로 채우는 등 다른 IT기업의 여성 임원 승진 경향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HP는 캘리포니아 지역 중 여성 임원이 많은 기업 톱 25에 들었다.
이를 보도한 실리콘밸리닷컴은 “조사 결과는 실리콘밸리 지역이 사실상 남성 주도의 커뮤니티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면서 “기술 및 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역할이 크지 않으며 극소수의 여성만이 경영진으로 가는 ‘파이프라인(줄)’을 타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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