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전 세계 PC 시장이 2005년 이후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IDC 자료에 따르면 지난 7∼9월 PC 공급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늘어난 6685만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05년 3분기 17.4%를 기록한 이래 최고치로 IDC 등 주요 시장 예측기관의 전망치를 넘어선 것이다.
PC 공급 업체별로 보면 3분기 PC 시장도 HP가 이끌었다. HP는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한 1310만대의 PC를 판매해 4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인 델은 1180만대의 PC를 팔았지만, 성장률이 3.8%에 그쳐 1위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 델은 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판매 대수를 크게 늘렸지만, 미국 시장 점유율은 또 HP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만 에이서는 최근 미국 게이트웨이를 인수해 시장 점유율이 8.1%로 껑충 뛰어올라 3위인 레노버(8.2%)를 넘보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는 톱 5에 들지 못한 애플이 미국 시장에서는 점유율을 7%까지 늘리며 3위에 랭크됐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뉴스의 눈
당초 시장조사 기관들은 올해 3분기 PC 시장이 커져봐야 전년 대비 10% 정도 성장하는 수준일 것으로 봤다. 결과는 기대이상이다. IDC뿐만 아니라, 가트너 조사 결과에서도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14.4%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이들 조사기관에서는 4분기 실적 전망을 상향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3분기 깜짝 성장이 일반 노트북뿐 아니라 미니노트북 등 휴대형 PC 수요가 예상보다 더 컸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노트북 가격이 수요자가 기꺼이 살 만한 이른바 ‘스위트 스폿’까지 떨어진 것이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미국 이외의 대부분 시장에서 고루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것도 3분기 성장률 신장에 기여했다. 그동안 PC 시장의 성장엔진으로 꼽혀오던 신흥 국가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동에서도 PC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문제는 미국이다. 미국 개인용 PC 시장과 전문가 PC 시장이 시장 조사기관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실제 가트너 조사에서 아시아 지역과 유럽 및 중동 국가 PC 시장 성장률이 각각 22%, 16%에 달했지만, 미국은 고작 4.7% 성장하는 데 그쳤다.
IDC는 “공급업체 간 치열한 경쟁과 중소기업의 IT 지출 증가 등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4분기 시장 전망치를 당초 예상치인 13.5%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트너는 “미국 시장의 소비 심리가 아직 살아나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서는 12.3% 성장 전망치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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