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것은 무엇일까. 태극기·거북선·직지심경·금속활자….
광복 이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브랜드는 휴대폰·LCD·PDP·자동차·DRAM 같은 IT제품이다. FTA로 대변되는 꼭짓점 없는 글로벌 경쟁세계에서 3만달러, 4만달러를 어디에서 만들 것인가. 행정자치부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전자정부가 2년 연속 국가순위 1위고 2위국인 싱가포르와 20점 이상의 격차를 벌리고 국산화율은 50%를 넘어섰다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브랜드 이름으로 소프트웨어(SW) 본류 시장 즉, 데이터베이스·ERP·그룹웨어·OS 시장에서 국산화를 이룩한 SW 브랜드는 얼마나 있는가.
우리는 이제 할 수 있다고 본다. 세계 SW 시장 규모는 8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800조원에 이른다. 반도체·조선·철강·자동차·휴대폰의 5대 산업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 브랜드 이름을 가지고 당당하게 2600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세계 SW 시장의 10%를 우리가 차지할 수 있다면 만성적 실업문제와 판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고속으로 앞당길 수 있고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을 3개 이상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세계 SW 시장의 2%만이 국산 제품이며 이마저도 ‘아래아한글’이나 해외 주재 한국 기업이 사용하는 정도다. 데이터베이스·ERP·OS·그룹웨어 시장에서 국산이 거의 없는 현 상태를 타개할 대책을 세우고 이를 강도 높게 실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IT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에 큰 상처가 될 것이다.
21세기 경제 이론은 1770년대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주창한 토지·노동·자본의 3대 생산요소에서 정보(IT)·노동·자본으로 대체되고 있다. 지식정보사회에서 정보를 장악하지 않으면 생산과 더불어 모든 사회활동이 경쟁열위에 설 수밖에 없다. 또 이를 장악하는 SW 공급자는 관심만 갖는다면 필요한 정보와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수적으로 얻게 된다. 세계 SW 시장에서 국산 점유율은 타 산업의 세계화에 비교하면 보잘 것이 없고 우리나라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시스템 SW나 비즈니스 SW는 전무한 상태다. 지금이라도 산·학·연·관이 머리를 맞대고 심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국내 SW 시장에서도 대기업은 100%, 중견기업은 85% 이상이 외산 비즈니스 SW에 의존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이를 대체할 능력과 제품 그리고 계획이 없는지 의문이든다.
과거에는 세계화인 글로벌라이제이션에 경영의 핵심 가치를 뒀다. 그러나 이제는 외국에서 한국식 경영이 세계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는 ‘Kobalization’을 도입하기 위해 벤치마킹하고 있다. 한류문화가 60억명 세계 인구의 가슴을 파고들고 있으며 우리가 개발한 기술인 와이브로가 국제표준이 되는 등 대한민국의 위상과 실력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3년에서 2007년까지 전자정부 정보화 예산은 연평균 5.2%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3년도 예산은 854억원에서 2007년은 2877억원으로 늘었으나 국산화된 솔루션은 기능 중심의 유틸리티 SW에 국한돼 있고 국산화율도 50.2%의 통계만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 기업이 만든 DB·ERP·그룹웨어 등 국산 SW가 전자정부에서 차지하는 금액과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이를 분석하고 국가 선도사업으로 개발, 보급해야 한다. 그래야 전자정부는 물론이고 제조·금융·유통업 등 전 분야에 걸쳐 핵심 본류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해 국가 수입의 증대를 가져오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FTA 시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다.
◆조성갑/RTE솔루션 대표이사 skcho@rte-solu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