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절대 강자 마이스페이스의 한국 시장 진출은 북미·유럽에 비해 아직 ‘공’을 들이지 못한 동북아 지역, 특히 중국 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000만명 회원의 싸이월드가 굳건한 한국 시장 독자 진출은 얼핏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지인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형성한 싸이월드와 달리 전세계 사람들과 인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차별성도 내세울 수 있다. 마이스페이스 한국사무소 관계자도 “싸이월드가 남에게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는 과시형이라면 마이스페이스의 키워드는 문화 트렌드를 서로 공유하고 이끌어 가는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밝혔다.
4000만명을 넘어선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도 마이스페이스로서는 큰 매력이다.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발굴을 추진하는 이 회사로선 한국만큼 좋은 테스트베드가 없다. 내년 상반기 서비스가 자리잡은 후 국내 이동통신사와의 제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인터넷미디어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동영상·SNS 부문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도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검색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는 구글코리아가 조만간 유튜브코리아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글로벌 SNS 강자 마이스페이스까지 한국에 들어오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전방위 공세를 예고했다.
마이스페이스는 최근 야후 본사의 페이지뷰(PV)를 추월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이 회사의 주인이 미디어 제왕 루퍼드 머독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그는 그간 수차례 한국 방송시장에 진출하려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실패했다. 그러자 방송 플랫폼보다는 프로그램 공급과 같은 콘텐츠쪽 우회 진출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스페이스닷컴이라는 인터넷 플랫폼 진출은 이 점에서 머독의 한국 미디어산업 진출의 새로운 형태로 해석할 수 있다.
마이스페이스닷컴의 한국 시장 성공 가능성은 낙관적이지 않다. 인맥 기반의 SNS 해외사업을 하려면 현지화가 필요한데 사용 행태와 문화가 다른 나라에 그것도 뒤늦게 진출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2년 전부터 싸이월드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겠다고 밝힌 SK커뮤니케이션즈의 글로벌 전략도 중국을 제외하곤 미국, 동남아 등지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 해도 세계적인 명성과 루퍼트 머독 소유 기업이라는 점에서 마이스페이스닷컴의 진출은 국내 인터넷미디어는 물론 전체 미디어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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