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정치과잉으로 치닫는 국정감사

 2007년도 정기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국감은 국회가 행정부의 국정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다음해 예산안 심사 등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하는 정치행위다. 국정 전반에 대한 정책과 운영방향을 제시한다는 취지도 있다. 국회 의원들 가운데는 나름대로의 철저한 준비로 통해 멋지게 ‘한 건’을 터트려 주가를 올리는 이가 있는가 하면, 설익거나 엉뚱한 질문으로 곤혹을 치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번 국감은 12월 대선으로 기간이 단축된데다 뚜렷한 정책적 쟁점도 없어 그만저만한 연례행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대선과 맞물린 증인채택과 의제설정 등으로 여야간에 파열음을 빚는 등 출발부터 정책 국감이 아닌, 정략적 국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를테면 여권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에 대한 증인채택과 의제설정을 요구하자 야권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에 대한 증인채택 요구 등으로 맞불을 놓는 식이다.

국정 운영에 대한 질의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상대당 대선후보에 관련된 문제들은 필요 이상으로 부풀리거나 축소하는 일이 잇따랐다. 이른바 ‘취재지원선진화방안’에 대한 일부 의원들의 ‘오버 액션’은 그 본질적 접근보다는 언론의 환심을 이끌어 내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어떤 전국구 출신 의원은 어설픈 자기주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남발해 벌써부터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노리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정감사는 이번 주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상임위별로는 소관부처의 산하기관들이 주된 피감기관으로 올라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경우 한주 내내 대덕 연구단지에서 국감이 진행될 예정이다. 산업자원위원회는 개성공단 현지 방문이 관심을 모은다. 문화관광위원회의 일정에는 언론기관·단체들에 대한 감사가 포함돼 있다. 이번주는 제발 정치과잉 현상을 지적하는 뉴스들이 전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서현진팀장 j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