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에너지, 환경 그리고 컨버전스

 현재 지구촌은 환경오염과 에너지 고갈 등의 상황에 대비해 신 재생 및 고효율 등 에너지 전력산업을 두고 국가적 관심과 규제방안 마련뿐 아니라 지원 육성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활발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도 향후 고유가가 지속된다는 판단하에 대체연료 개발 가속화와 에너지절약 의무강화 등 다양한 고유가 대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화석에너지 일변도에서 벗어나 에너지원을 다양화하는 일련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 중 하나인 일본은 2030년까지 자국이 소비하는 원유의 5분의 1을 바이오 연료나 GTL(Gas-to-Liquid) 연료로 대체해 석유 의존도를 40% 이하로 낮춘다는 신국가 에너지 전략을 발표했다.

 중국 역시 국가 제11차 5개년 계획에 에너지 절약 및 석유 대체를 위한 10대 중점사업을 반영, 석유수입처 다변화와 해외 유전 투자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 각국은 급등하고 있는 유가와 최근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고들이 전통적 에너지원 의존에 대한 위험요소임을 경고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고 가격이 싼 차세대 연료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도 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져 늘 실질 경제성장률을 상회해 왔다. 특히 산업용 에너지 수요가 높아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이미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세계에서 인구가 25위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쓰는 에너지는 세계 10위에 달한다. 게다가 에너지 사용이 늘면서 이산화탄소의 배출과 대기 오염 문제가 심각해졌다. 따라서 기후변화협약과 관련된 규제가 좀 더 가시화되면 수출중심의 국가산업에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

 에너지 산업과 달리 우리나라 IT산업 발전은 눈부실 정도로 고속 성장해 왔다. 이제 세계 4위의 생산국이자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갖춘 디지털강국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미래 전략적 신산업인 친환경 자동차·대체 신 조명·태양 에너지 등과 같은 분야에 향후 국가경쟁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련 타 산업과 IT의 융합화 정도는 아직도 갈 길이 바쁘다.

 예를 들어 경쟁국인 일본은 배터리로 움직이는 모터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연료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미국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은 본사 지붕을 태양 전지판으로 바꿔 건물 내 모든 전력을 충당하고 있다. 주요 선진 경쟁국은 이미 국가 주도로 기업 및 연구기관들과 공동으로 연구해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석유 등 핵심 에너지원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처지에서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따라서 미래 에너지 발굴과 동시에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에너지전력·환경 그리고 IT산업 간 선진국과의 차별화된 국가적 차원의 신 에너지 컨버전스 대비전략의 마련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백열전구나 형광등과 같은 조명기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LED 조명기구로 대체하게 되면 에너지 소모량이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고 내구성도 뛰어나 기존 조명기구 대비 수명은 50∼100배로 늘어나며, LED는 무수은 광원이라 친환경적 제품으로 환경오염까지 줄일 수 있다.

 이렇듯 에너지 산업분야에서는 원자력, 수·화력에 이어 풍력, 태양력 등 신 에너지 개발체제로, IT산업에서는 ‘닷컴’으로 대표되던 인터넷 열풍이 가시고 대체 에너지 개발이 화두가 되면서 전력 단위를 본뜬 ‘와트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또 IT가 접목된 전력에너지 산업과 같이 융·복합화된 산업은 더욱 더 지능화되면서 고효율화와 차세대 에너지 산업에 대비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 자신이 속한 산업별 스탠드 얼론(stand-alone) 형태의 한정된 영역에서 사고개념을 뛰어넘는 산업간 창조적 협력체제가 필요하다.

 에너지·환경·IT산업의 만남 그리고 컨버전스!

 이제 에너지와 IT, 환경보호와 IT 그리고 이를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원 정책마련과 적극적인 투자를 서둘러야 할 때다.

서영주 <전자부품연구원장> suhyj@ket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