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산업의 광맥 `SF`](1)미국·일본 SF의 특징

 ‘조지 루카스(스타워즈 감독)가 1억달러어치의 완구 시장을 만들었다.’

 미국과 일본은 세계 SF산업을 이끄는 두 개의 축이다. SF 장르를 영화, 애니메이션, 소설 등으로 볼 때 영화와 소설의 경우 미국 작가들과 메이저 영화사가 세계를 움직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에선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 10년간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들인 돈은 총 60억달러(약 5조7000억원)다. 이 중 65%를 일본 애니메이션(일명 아니메)이 장악하고 있다. 통상 애니메이션 중 3분의 1가량이 SF물이라고 볼 때, 10억달러 정도가 일본 SF애니메이션이 벌어들인 소득으로 볼 수 있다.

 ◇미국 SF산업, 영화가 이끌고 소설이 밀고=미국 SF 장르의 중심은 단연 영화·애니메이션이다. 전 세계 개봉작 중 1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미국 영화의 경우 자국 내 SF 장르에서도 단연 앞선다. 미국 극장협회(MPA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영화 산업 규모는 320억달러 정도. 이 중 SF영화·애니메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하는 60억달러 규모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전체 영화 시장(11억달러)에 6배에 달한다.

미국 SF 영화 산업의 축은 크게 2개다. 디즈니, 드림웍스를 앞세운 애니메이션과 폭스, 워너브러더스 등 메이저 영화사들이 양산하는 SF블럭버스터물이 현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런 현상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올 상반기 전 세계 최고 히트작은 ‘트랜스포머’와 ‘스파이더맨’ ‘슈렉3’ 등 모두 SF를 표방한 작품들이다.

 소설도 미국 SF산업을 받치는 또 다른 기둥이다. 아이작 아시모프(아이로봇), 필립 K 딕(마이너리티 리포트), 로버트 A 하인라인(스트레인저), 윌리엄 깁슨(뉴로맨서) 등 이른바 A급 SF 소설가들은 대부분 미국 태생이다. 특히, 이들 작품 대부분이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되는 등 미국 SF소설은 ‘아메리칸 SF산업’을 형성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일본 SF산업, ‘아니메’가 세상을 정복하다=일본의 SF 장르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대표된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관객 동원과 폭발력에선 절대적이다. 지난해 일본 애니메이션 분야가 전 세계 시장에 벌어들인 소득은 60억달러 정도로 미국에서만 43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이 수치는 일본이 미국에 판매하는 철강에 4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43억달러 중 SF 관련 창작물은 60% 정도를 차지했다.

 일본의 SF애니메이션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과는 달리 유명 작가에 의해 움직인다는 점이다. 미야자키 히야오(미래소년 코난), 안노히데 야기(에반게리온), 나가이 고(마징가Z), 데스카 오사무(철완 아톰), 이시노모리 쇼타로(사이보그 009) 등은 일본을 대표하는 SF애니메이션 작가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은 게임, 책 등 여러 창작물로 이어지면서 ‘원소스 멀티 유즈(OSMU)’의 전형을 만들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본 스토리가 만화책, 실사 영화, TV로 게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일본산 프라모델(애니메이션에 나왔던 캐릭터 완구) 시장은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 ‘건프라’로 불리는 건담의 프라모델은 1998년 리얼 건담 시리즈 2억9000만개, SD건담 시리즈 1억2400만개라는 천문학적 출하수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은 새로운 시장을 계속 창출했다.

<탐사기획팀=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 김규태·한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