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기술·자본 등의 생산요소가 국경 간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기술 발전속도가 지식기반의 경제 논리를 앞서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와 경합관계인 일본과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우리 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대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대외적 도전은 국내 산업의 시장규모 축소와 높은 투자 및 수익기회 감소 그리고 기술 축적과 인적자원 개발 지체 같은 요인과 결부돼 일자리 창출능력과 성장 잠재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 도전을 극복하려면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고부가가치 기술축적과 일자리 창출 능력이 높은 SW산업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동안 SW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과 시도가 있었다. SW강국 선포·SW 제값 받기·SW 분리발주·IT 선단형 수출·GS인증제도 도입 등이 그것이다. SW산업에 쏟아지는 이러한 관심 속에 SW 위상이 서고 있고 정부 차원의 지원책에 도움을 받은 기업이 많을 것이다.
한국산업은행경제연구소는 ‘국내 SW산업 현황 및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SW기업의 바람직한 금융지원 방법은 융자를 이용한 자금지원이 아니라 ‘투자’라고 밝혔고 정보통신부 역시 국내 SW업체의 해외진출 어려움을 돕기 위해 SW펀드 구성이라는 적극적인 대책안을 검토했으며, IT투자조합을 결성해 중소벤처 IT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으로 각 부문이 발전했다면 전체를 봤을 때 역시 발전해 있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우리나라 SW산업의 생태계는 열악하며 7000개가 넘는 중소 SW기업 중 제 역량을 십분 발휘하는 곳은 극히 미미하다. 우리 SW산업의 현실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에서 발간한 소프트웨어산업백서(2006)에 따르면 세계 SW시장은 2010년까지 연평균 7.0%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며 패키지 SW시장 역시 2006년 2280억달러에서 2010년까지 연평균 6.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면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우리 SW업체에 더욱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며 또 마련된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힘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세계 SW시장의 흐름 속에서 우리 SW기업을 보다 실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SW특화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SW특화펀드로 동종 업체 간 솔루션별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M&A를 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한 기업의 활발한 해외진출을 도울 수 있다. 글로벌 상위 10대 기업 안에 드는 MS와 IBM·HP·오라클은 최대 20여개의 SW기업을 인수한 대형 SW솔루션 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시장 확장으로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제품 가치를 증진시키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투자의 개념에서 활발히 M&A를 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나마 SW기업의 자금 수급 애로를 돕는 벤처캐피털 투자규모가 2000년 총 투자 비중의 15.29%에서 2005년 5.25%와 2006년 3% 미만으로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SW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 업체가 해외에 진출할 때 큰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가 기업의 규모와 시장지배력이다. 이 때문에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선진 성공사례를 배워야 하며 M&A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는 더욱 SW업체 간 M&A를 지원하는 펀드 조성이 절실하다.
◆ 백원인 미라콤아이앤씨 대표이사 woninb@mirac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