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에도 오빠부대가 있을까?’
특정 장르 문화를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열성적인 소비자, 즉 팬(fan)이다. 열성 팬들이 있어야 창작자들도 신이 나서 움직이고, 우수한 작품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특정 분야에 열성인 ‘오타쿠’ 문화가 존재하며, 구미 문화에도 ‘마니아’ 층이 있다.
우리나라 SF장르에도 이와 유사한 팬클럽이 존재한다. 조이SF(시솝 전홍식 www.joysf.com)과 네이버 카페에 둥지를 튼 안드로메다(매니저 고장원 cafe.naver.com/sfreview)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SF’라는 용어로 검색을 하면 블로그 등 많은 사이트가 뜬다.
SF 장르에 대한 팬덤(fandom)이 형성된 것은 PC통신 초기인 90년대 말.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을 중심으로 모임이 형성됐다. 현재 SF 전문가 군으로 활동하는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등이 모임을 이끌었다.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게임 컬럼리스트인 전홍식씨를 주축으로 98년에 조이SF를 설립한 뒤 현재 3만명 정도가 회원으로 가입, 활동 중이다. 안드로메다에도 1500명 이상이 가입해 활동중이다. 안드로메다는 SF 장르 중 ‘과학기술의 진정성’에 무게를 두고 있고, 조이SF는 게임·영화·만화 등을 아우르는 대중성 있는 활동에 초점을 둔다는 차이가 있다.
전홍식 조이SF 시솝은 “(이른바) 오타쿠 수준의 회원과 정보 수집을 위한 회원까지, 다양하며 넓은 의미에서 SF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같이 느낄 수 있는 공간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국내 SF 팬덤이 외국처럼 적극적이지는 않다. 순수 창작물이 나오도록 최소한의 시장을 형성하는 외국과 다르다. 외국 작품에 대한 정보 취득, 불법 복제 및 대여 등을 통한 자료 확보 등이 목적인 사람도 많다. 전 시삽은 “SF 장르 발전을 위해서는 팬들의 역할이 클 것”이라며 “SF 파티 등 공식 행사에서 작품 감상을 같이하는 등 감동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건전한 팬 문화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탐사기획팀=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 김규태·한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