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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중앙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KT(대표 남중수)는 우즈베키스탄의 유선통신사업자 이스트텔레콤과 와이맥스 사업자인 슈퍼아이맥스를 인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인수 지분은 각각 51%와 60%로 경영권을 확보했다.
올해 매출 1100만달러를 예상하는 이스트텔레콤은 ‘올IP’ 기반의 백본망을 갖추고 전용회선·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VoIP)·가상사설망(VPN) 등의 유선통신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슈퍼아이맥스는 2.3㎓ 와이맥스 주파수와 무선 초고속인터넷 사업권을 보유한 신생 기업이다.
KT는 두 기업이 보유한 백본망과 와이맥스 주파수를 활용해 2008년부터 타슈켄트·사마르칸트 등 12개 도시에 무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경험을 바탕으로 무선 인터넷 기반의 TPS(Triple Play Service)와 인터넷포털·IPTV·IDC 등의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뉴스의 눈>
이번 인수는 글로벌 사업을 향한 KT의 본격적인 행보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KT는 러시아 NTC에 이어 중앙아시아에 깃발을 꽂는 데 성공했다. 남미·인도·일본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중앙아시아 시장은 경제성장률이 높고 통신 가입률이 미미해 잠재성이 크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인구(2650만)를 보유했으며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 수준에 이르는 성장잠재력이 큰 나라다. 특히 초고속인터넷, 기업 전용회선 등 유선수요가 급증했다. 열악한 유선인프라를 대체할 기술로 와이브로 시장성도 높다. NTC는 10년 만에 100만 가입자라는 성과를 냈지만 우즈벡에서는 빠른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KT는 수백억원의 많지 않은 투자로 유무선 업체의 경영권을 동시에 확보해 운신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카자흐스탄 이동통신업체 인수도 추진 중이어서 중앙아시아 내 입지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남미·일본·인도 진출도 활발히 모색 중이다. 일본은 모바일 와이맥스 시장 진출이 유력시된다. 연말로 예정된 일본 모바일 와이맥스 사업자 선정을 겨냥해 최근 아카네트웍스-NTT도코모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알제리·튀니지·인도 등에도 지속적인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검토 단계에 이르는 지역도 다수다. 남중수 사장은 올해 들어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알제리 등 남미지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을 잇따라 다녀왔다. 지난해 말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한 발언을 실천에 옮긴 셈이다.
눈여겨볼 점은 이제까지 단순한 통신 솔루션 수출이나 유선 사업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고 무선 사업을 근간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유무선을 연계한 컨버전스 분야와 신규성장 동력을 글로벌 비즈니스로써 실현한다는 KT의 미래전략이 엿보인다. 최근 와이브로가 3세대 이동통신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서 KT의 글로벌 입지는 더욱 강화됐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출혈경쟁에 매몰돼온 KT의 이 같은 큰 행보는 후방산업 파급 효과는 물론이고 국내 통신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