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용체계(OS)인 ‘윈도 비스타’가 대략 9000만개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스티브 발머 CEO는 C넷과 인터뷰에서 “올 초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8800만개가 팔렸다” 라며 “이 결과 노트북과 데스크톱PC에 비스타를 판매하는 부서의 매출이 지난 분기에 비해 25%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XP 판매 추이와 비교하면 다소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점차 수요가 올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MS는 최대 성수기인 연말 연휴 시즌에도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기 보다 HP·델과 같은 PC 업체를 후방에서 지원하는 형태로 간접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대신에 MS는 윈도 비스타와 윈도 라이브 서비스를 결합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중심으로 온라인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뉴스의 눈>
비스타 수요가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는 발머 CEO 주장에도 여전히 시장에서 반응은 냉랭하다. 아직 비스타의 성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전 세계서 팔린 PC는 대략 1억7000만대 수준이다. 액면 그대로 MS가 발표한 8800만개를 믿더라고 새로 출시한 PC 두 대 중에 1대는 비스타가 깔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초기 출시 효과와 MS가 전체 PC OS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이다.
특히 MS는 기업용 시장에서 별다른 수요를 찾지 못했다. 결국 윈도 XP의 첫 12개월 판매량을 두 배 이상 초과하겠다는 목표를 하향 조정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지금도 기업용 시장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새로운 PC를 구매하고도 OS는 다시 윈도 XP로 회귀하는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델과 같은 업체는 결국 이 같은 소비자의 상황을 감안해 신형PC에 윈도 XP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출시된 애플의 새로운 OS ‘레오파드’도 비스타에게는 여전히 변수다. 게다가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후광 효과’에 힘입어 꾸준히 PC 수요가 증가하면서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선보인 레오파드는 첫 주말 이틀 동안 모두 200만개을 팔아치우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MS는 이에 대해 “기업은 새로운 OS 도입에 신중을 기해 왔다” 라며 “내년 초 첫 번째 서비스 팩이 공개되는 시점이 주요 소비자가 비스타로 완전히 돌아서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스타 보급률이 빨라지면서 애플리케이션과 하드웨어가 이에 맞춰 질 것이고 이는 비스타로 전환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