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컨설팅’이다. 국내 IT서비스 업계가 외국계 회사들의 과점해온 IT컨설팅 분야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고 있다.
IT서비스 업계가 고부가가치 신사업 발굴 차원에서 무게 중심을 둬온 선제안(先提案) 형태의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선 서비스 산업 트렌트를 정확히 분석하고,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IT컨설팅의 역할이 강조돼왔기 때문이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국내 IT서비스 수위업체들의 컨설팅 강화 행보가 더욱 빨라졌다. 국내시장의 성장 한계를 탈피해 해외시장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유수업체와의 제휴로 활발하다.
◇봇물 터진 해외사 제휴=삼성SDS는 지난달 세계 3대 컨설팅 기업으로 평가되는 프랑스 캡제미나이와 손잡았다. 형식적인 단순 제휴가 아닌 양사의 지적재산권 공유, 컨설팅 인력 교류 등 실질적인 교류도 약속했다. 당장 내년부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국가 대상의 시장 개척을 가시화할 태세다. 여기엔 컨설팅 전문 자회사 오픈타이드도 동참한다.
LG CNS는 지난 9월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아치스톤컨설팅, 델파이그룹, 애드가던앤컴퍼니, 재블린전략리서치 등과 국내외 사업수행에 대한 독점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동시에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컨설팅 제휴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 C&C는 올들어 컨설팅 강화의 기치를 내걸고, 기존 단일의 IT전략컨설팅 조직을 공공·금융·제조·통신 등 4개 부문으로 분리, 재편성했다. 여기에 연 평균 31.9%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인 프랑스의 컨설팅 기업 밸택과 함께 국내에 조인트벤처회사(밸택코리아)를 설립했다.
◇글로벌 역량 확보가 목적=국내 IT서비스 업계가 외국계 컨설팅 업체와 줄줄이 제휴에 나선 근본적인 목적은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여기엔 최근 국내에서 글로벌 기업의 독무대였던 공공부문 컨설팅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쌓인 자신감도 한 몫한다.
삼성SDS의 경우 본사와 오픈타이드를 합해 컨설팅 인력은 1000명을 상회한다. 관련 매출도 올해 4000억원 가량으로 전체 매출에서 17% 수준에 육박한다. 참조사례도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조선, 우리은행, 농협 등 해외에서도 통할만한 제조·금융 분야 경험을 다수 확보했다.
LG CNS는 IT서비스 회사로는 드물게 정예부대 격인 석·박사급의 전략 및 비즈니스 컨설턴트 250여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농협중앙회, 현대글로비스, 풀무원, CJ, BC카드, 한국화이자 등의 주요 컨설팅 사업에서 당당히 글로벌 컨설팅 회사와 겨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한층 강해진 컨설팅 역량을 과시 중이다.
◇컨설팅 역량 강화는 진행형=이들 업체의 컨설팅 역량 강화 노력은 진행형이다. 삼성SDS는 제품수명주기관리(PLM), 글로벌 표준 생산관리스템(MES),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의 특화 분야에 대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과 추가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LG CNS는 최근 제휴를 맺은 4대 기업 외에 해외 통신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계 글로벌 업체와 제휴를 타진 중이다. 제휴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어 이르면 이달 중에 제휴가 이뤄질 수도 있다. SK C&C 역시 산업별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가능성을 추가 제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컨설팅 시장은 2조7000억원으로 추산되지만 수적으로 3.3%에 불과한 국내 진입 글로벌 컨설팅 기업이 전체 시장의 20% 가량을 점유하고 있고, 컨설턴드 수임료도 국내 컨설팅사에 비해 1.7배나 높은 상황”이라며 “컨설팅 시장은 여전히 개척가능한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이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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