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모바일 운용체계(OS)전략에 기반한 구글의 모바일서비스 전략이 개방형 휴대폰 동맹(OHA:Open Handset Alliance)구성과 함께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로 대표되는 기존 스마트폰 OS 진영에겐 직격탄이다.
구글의 이번 시도는 ‘구글과 반 구글’간 경쟁구도를 형성하면서 웹2.0시대의 공유·개방을 실험하는 시도로 읽힌다. 구글의 모델은 이동통신서비스 사용자가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게임이나 리눅스 OS·SW를 제공받는 것.
이번에 구글은 전세계 30여 유력 휴대폰·반도체칩셋·이동통사업자를 OHA멤버로 영입했다. ‘웹 접속서비스 주도권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모바일 OS 시장 확보에 공들여오던 MS로 대표되는 모바일 OS 진영의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이는 앞으로 휴대폰으로 자유롭게 구글 웹사이트를 접속하고 게임이나 필요한 SW를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하는 시대의 리더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따라서 그동안 스마트폰 OS 시장의 미래에 공 들여 온 MS의 대응도 관심거리다. 한국의 휴대폰업체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구글, 모바일서비스 ‘무료’=구글은 현재 웹 운영처럼 게임·소프트웨어 등의 모바일 서비스 대부분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수익은 광고를 통해 일궈낸다. 게임 다운로드는 무료지만 이용시 광고가 뜨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구글의 OHA에는 휴대폰 단말기 기업부터 통신사업자·반도체기업·소프트웨어 기업이 망라됐다. 휴대폰 분야에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HTC 등이다. 통신사업자로는 미국의 스프린트, 독일의 T모바일, 일본의 NTT도코모·KDDI, 스페인과 남미의 최대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 등이 가세한다. 휴대폰 칩세트를 내놓는 대다수 반도체기업도 참여한다. 퀄컴·브로드컴·인텔·TI 등도 회원사다.
◇타깃은 MS=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MS다. MS는 휴대폰용 OS를 장악하기 위해 수십억달러의 연구 자금을 들여 PC의 윈도와 호환되는 ‘윈도모바일’이라는 OS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반도체칩기업이 이전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스마트폰용 원칩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스마트폰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 왔다. 이 참에 구글이 무료 모바일 OS를 제공함으로써 MS의 전략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윈도모바일의 대당 라이선스료는 13달러에서 20달러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모바일과 비슷한 수준의 라이선스료를 받는 심비안도 타격이 예상된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는 심비안의 대주주인 만큼 MS보다 타격이 적을 전망이다. 올해 등장해 휴대폰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애플의 아이폰도 다양한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어서 구글폰과의 일전을 피할 수 없다. 길게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파급이 예상된다. 사실상 휴대폰이 무료 모바일 게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휴대폰 기업에겐 기회될 듯=삼성전자·LG전자 등은 OHA에 초기 참여함으로써 노키아와의 격차를 줄이는 한편 OS 독점화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키아는 심비안 대주주로서 당장 OHA에 가입하기가 힘들다. 만약 OHA 론칭이 성공한다면 초기 멤버인 국내 기업이 선출시를 통해 북미·유럽·남미에서 노키아와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 OS 부문에서도 독점 구조를 탈피, 다양한 협상카드를 쥘 수 있게 됐다. 국내 휴대폰업체 한 관계자는 “윈도모바일이나 심비안의 경우 지불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PC 산업에서처럼 휴대폰 기업이 결국 특정 기업의 하청 기업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며 “새로운 대안이 생김으로써 MS의 독점 우려는 물론 휴대폰 OS의 가격 인하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형준·서동규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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