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모두 일본에 몰려 있다. 상위 10개 업체 중 우리나라 삼성테크윈, 미국 코닥을 제외하곤 죄다 일본 업체들이다. 올 초만 해도 세계 디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단 분석이 다수였지만 일본의 디카 업체들은 작년보다(1∼9월 기준) 28% 더 많이 제품을 판매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일본의 디카 산업. 그러나 업계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펜탁스는 2007회계연도에 디지털 일안 반사식(DSLR) 카메라 5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4∼9월까지의 반기 실적이 25만대에 못 미쳤다. 4∼9월이 디카 비수기임을 감안, 상반기 판매량을 22만대로 낮춰 잡았지만 실제론 목표 대비 20% 모자란 18만대를 파는데 그쳤다. 더 큰 문제는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상반기 야심차게 준비한 모델도 경쟁사에 밀려 고전을 했는데 성수기 때 내놓을 신모델이 없다.
후지필름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디카 시장이 콤팩트 제품에서 DSLR로 이동하고 있는데 마땅한 제품이 없다. 니콘과 협력해 카메라 본체를 내놓고 있지만 DSLR 사업의 핵심인 렌즈뿐 아니라 액세서리 등도 출시하지 못한다. 게다가 콤팩트 제품은 가격 경쟁으로 이익이 나빠지고 있어 최근에는 일본 내 생산을 중단했다. 콤팩트 디카만 생산하고 있는 카시오 역시 수입 다변화를 위해 카메라 관련 기술을 휴대폰에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후발주자들과 달리 니콘과 캐논은 화려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니콘은 최근 지난 4∼9월 동안 380억엔(영업이익)을 벌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두 배, 판매량도 30% 증가했다. 또 성수기를 겨냥 DSLR 카메라 2종을 내놓고 인기를 몰아갈 태세다.
캐논의 2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대세엔 변함 없다. 캐논은 최근 디카 출하량을 2400만대에서 2500만대로 늘렸다. 지난 2006회계연도 출하량 2100만대와 비교하면 19%가 증가한 것이다. 캐논 마에다 마사야 이사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도 콤팩트 디카뿐 아니라 DSLR 카메라 수요가 빠르게 늘어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캐논의 디카 사업은 영업이익률이 27%인데 반해 펜탁스는 5%에 불과한 실정이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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