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일부 반도체 시설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최근 반도체 가격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어려워진 시장 상황과 맞물려 ‘AMD 팹(Fab)’ 매각 소식은 반도체 업계의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MD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새로 증축 중인 반도체 생산라인 ‘팹38’을 대만 TSMC에 넘기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미국의 유명한 투자정보 사이트 바론즈가 14일 전했다.
TSMC는 반도체를 수탁 생산해 주는 전 세계 반도체 1위 파운드리 전문 업체다. 또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 팹38은 200㎜ 웨이퍼 제조 시설을 갖춘 AMD의 대표 생산라인이며 AMD는 팹30을 팹38로 이름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혀 왔다.
투자전문 업체 제프리 소식통을 인용한 이 보고서는 “AMD가 한 때 생산라인 매각을 진행했으나 승인과 관련해 독일 정부와 답보 상태(Deadlock)에 빠지면서 주춤했다”며 “다시 협상을 진행해 독일 정부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빅딜은 AMD 장기 아웃소싱 전략에 따라 추진됐다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뉴스의 눈>
AMD 생산라인 매각 소식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생산 라인은 물론 협상 대상자까지 거론되는 등 단순 소문 수준을 넘어섰다. 추락하는 반도체 가격, 생산· 설계· 연구개발 전문화, 생산 시설 아웃소싱 흐름과 맞물려 ‘사실(Fact)’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AMD에게 독일은 생산 면에서 상징적인 지역이다. 다른 경쟁업체가 중국·베트남·대만을 고집할 때 AMD는 유일하게 유럽, 이 중에서도 독일을 글로벌 생산 기지로 육성해 왔다. 과거 10년 동안 가장 많은 액수를 쏟아 부었다. 팹30· 팹36 두 개의 생산라인과 글로벌 디자인센터를 이 곳에 두고 있다. AMD 2006년 말까지 독일 공장에만 이미 50억달러를 투자했다.
팹36은 300㎜ 웨이퍼 생산 시설을, 팹30은 200㎜ 체제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도 팹30은 AMD가 가장 역점을 두는 생산라인이다. 매각 소식이 다소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점도 이 때문이다. AMD는 지난해 팹30을 팹38로 이름을 바꾸고 25억달러를 투자해 대대적인 시설 확충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최근 반도체 불황과 맞물려 AMD 팹 매각 소식은 당분간 반도체 업계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AMD ‘팹38’은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매머드 반도체 생산 시설 가운데 하나다. 주로 200㎜ 웨이퍼 시설을 갖추었으나 지난해부터 300㎜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300㎜ 웨이퍼는 200㎜에 비해 칩 생산량을 두 배까지 늘릴 수 있다. 새로운 시설이 갖춰지는 내년께 AMD는 이름을 팹30에서 팹38로 바꿀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