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정보시스템 상시감리체제로의 이행

[ET단상]정보시스템 상시감리체제로의 이행

 20여년의 정보시스템감리 역사 속에 많은 것이 규정되고 변화되고 또 정착돼 왔다. 전산(망)감리라는 용어가 현재의 정보시스템감리로 바뀐 지도 10년이 지났다. 중간 감리와 최종 감리로 불리는 ‘단계별 감리’가 전형적 감리의 유형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 유형에 익숙한 현재의 일부 감리인은 마치 이것을 최선으로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보시스템 감리의 존재 목적에 충실하고자 하는 관점에서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

 현행 정보시스템 개발 감리는 대부분 목표시스템이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사업의 감리다. 감리는 근본적으로 이들이 갖추어야 할 품질을 확보하지 못하는 위험과 사업이 납기를 충족하지 못하는 위험을 다루게 된다. 즉, 제3자에 의한 위험관리 활동이다. 이는 프로젝트 종료 시점에 필요한 검수의 예비적 행위와 함께 감리의 양대 활동이 된다.

 이런 관점을 갖고 현재의 전형적인 단계별 감리를 살펴보자. 특히 위험관리를 강조해 수행해야 하는 중간 감리를 보자. 통상 중간 감리는 사용자 요구 분석과 설계가 완료된 시점에서 수행된다. 대부분 수개월간 개발자가 작업해 완성한 분석 문서와 설계서를 대상으로 열흘 이내의 짧은 기간에 끝나게 된다. 감리자의 검토 의견은 취합, 보고서로 개발자에게 전달된다. 개발자는 감리자의 지적 사항에 시정 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

 경험이 풍부한 감리자는 짧은 시간에도 개발자의 오류나 부족함을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 그래서 감리 기간이 짧은 것은 통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나간 수개월의 작업 결과를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려 변경 작업을 해야 하는 어려움은 개발자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때때로 위험 요소가 아닌 문서의 미비 정도에 감리인이 과도하게 집착하는 일 등과 함께 큰 불만으로 감리에 되돌아 온다. 발주자조차도 이런 현상에 적지 않은 우려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성격의 중간감리는 프로젝트 내내 지속성을 생명으로 이어져야 할 위험관리 활동과는 거리가 멀다. 그저 오류의 ‘지적’에 불과하다는 평을 면하기 어렵다.

 현행 감리 유형의 태생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다만 지금처럼 감리가 전문화된 상태로 진화되기 이전인 초기 단계에서 감리의 필요성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현재에도 감리를 감사 대응의 한 방편으로 생각한다는 일부 발주자의 의견이 있다. 또 감리의 목적도 중요하지만 발주자는 감리를 관리하기 위해 번잡한 절차를 밟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현상과 관점에서 ‘단계별 감리’라는 단순화된 유형이 만들어진 이유의 단초를 찾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감리 유형이 제자리를 찾는 대안으로서 융통성 있는 주기를 갖는 ‘징검다리식 상시 감리’를 제안한다. 동시에 감리사업자 선정 시점도 본 사업자 선정 시기로 당겨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앞에서 언급한 단계별 감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징검다리식 상시 감리’는 발주자·피감리자인 사업자·감리자 모두에게 이롭다. 발주자로서는 진정한 위험관리에 준하는 전문적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피감리자는 먼 과거시점으로 시간을 되돌려야 하는 억울함을 막을 수 있다. 감리법인으로서는 점검시기 조절이 가능함으로 인해 감리인 운용을 더욱 더 융통성 있게 할 수 있다. 발주자와 피감리자는 감리법인에 좀 더 책임을 강조할 수 있다. 감리법인은 감리의 가치 증대와 함께 감리대가 업그레이드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한마디로 현행의 감리 유형은 언젠가 반드시 본래의 목적에 맞는 유형으로 재정립돼야 마땅하다. 수행 내용상에 이견은 있겠지만 이미 대형 사업에서 상주 감리는 보편화되고 있다. 중소형 사업에서는 프로젝트의 규모나 비용 등에 어울리는 주기를 갖는 ‘징검다리식 상시 감리’가 또한 주종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감리가 본 사업 위험관리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진정으로 ‘사업과 함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 감리법인은 지속적 위험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지식 베이스의 위험관리용 툴을 확보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곽용구 골든터치 사장 ivgotit@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