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이 자회사 딜레마에 빠졌다.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여겼던 자회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인해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
KT는 인터넷포털인 ‘파란’을 운영하는 KTH를, SK텔레콤은 위성DMB업체인 티유미디어에 대해 지원을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SK텔레콤이 32.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티유미디어는 위성DMB방송을 송출한지 3년이 지났지만 가입자 수는 128만명에 불과하고 누적적자도 상반기까지 2355억원에 이르고 있다. 무료인 지상파DMB에 밀려 가입자 수가 정체를 맞고 있으며 가입자 확대에 필수적인 지상파 재송신 문제도 여전히 풀이지 않았다.
티유미디어는 다음달께 여섯번 째 증자를 계획했지만 SK텔레콤은 증자 참여에 유보적이다. SK텔레콤 경영진이 증자를 결심한다 하더라도 이사회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지난 7월 에이디칩스 인수건을 이사회가 전격적으로 부결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 결국 이사회를 설득할만한 보따리를 티유미디어가 내놓아야 한다는 SK텔레콤의 입장이다. 공은 티유미디어로 넘어갔다. 증자에 실패한다면 티유미디어는 어둔 터널에 들어가게 된다.
KT는 인터넷포털 자회사인 KTH의 ‘파란’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엠파스 인수 후 인터넷 자회사와의 협력를 강화한 SK텔레콤과 달리 KT측은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 키우자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포기하자니 지금까지 투자한 게 아깝다. KT 안팎에선 전면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정리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맞섰다.
다른 인터넷기업을 인수하는 길이 있다. KT는 물론 KTH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터넷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단기간에 시너지를 낼 만한 기업이 드믈고 투자 부담도 있다. 이래저래 고민만 거듭해야 하는 상황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