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구색에선 늘 경쟁사에 열세였던 LG텔레콤이 탈바꿈에 성공했다. 올해 단말기 수를 크게 늘린 데 이어 구매 물량에도 규모의 경제도 이뤘다. LG텔레콤은 내년에도 이 기조를 유지해 경쟁사에 버금가는 단말기 경쟁력을 갖출 방침이다.
29일 LG텔레콤에 따르면 연말까지 출시하는 단말기 수는 28종으로 지난해 21종에 비해 크게 늘렸다. 경쟁사들의 출시 단말기 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실제로 한때 LG텔레콤보다 두 배 이상의 단말기를 출시하던 SK텔레콤은 올해 37종의 단말기를 출시했다.
LG텔레콤은 또 올해 직접 구매한 단말기가 처음으로 400만대를 넘을 전망이다.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뤄 단말기 제조업체로부터 경쟁사에 비해 홀대를 받지 않게됐다는 게 이 회사측의 판단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단말기 수급 문제는 적은 가입자로 고전할 때 등장했던 과거의 문제”라며 “내년도 단말기 수급전략은 이상무”라고 말했다.
관건은 이동통신 시장이 WCDMA로 급격히 옮겨가도 LG텔레콤이 여전히 제조사들의 지원을 제대로 받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은 과거 1x에서 EVDO로 넘어갈 당시 단말기 종수를 늘리는 대신 전략 단말기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판매량을 제조사에 보장했던 전략을 바탕으로 제조사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20%였던 리비젼A 단말기 비중을 내년에는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내 제조사들이 WCDMA와 리비젼A 서비스를 함께 지원하는 공용 단말기를 생산하도록 협조를 구하고 카시오의 신제품을 상·하반기에 각각 1종씩 출시하는 등 해외 단말기 수급전략도 강화할 계획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정확한 단말기 출시 계획은 제조사도 연계된 사항이라 밝힐 수 없지만 상반기까지는 올 해와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이상 내년 하반기도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라고 자신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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