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란 사용자가 컴퓨터로 탐색하고 도구와 링크가 있는 문장·그래픽·오디오·비디오 등을 활용해 상호작용이나 창조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산물이다. 반도체 성능이 가져다준 메모리의 저장용량 증대와 컴퓨터의 성능향상 및 광대역 통신망 구축에 따른 인터넷의 확장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으로 그 응용분야는 날로 증대되고 있다. 쥬라기 공원이나 타이타닉·반지의 제왕으로 이어지는 할리우드의 영화기술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최근 개봉된 ‘베오울프’에서도 기존에 볼 수 없던 혁신적 기술이 선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배우들은 100% 실사가 아니라 디지털 장비를 덧입고 촬영했다고 한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USN)는 센서기술과 통신망의 만남으로 대인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고 시청각·후각·미각 등 오감이 융합된 실감통신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교육·의료 등 실생활 전반에 걸쳐 활용이 가속화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부엌에 비치된 화면에서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바꿔가며 조리할 수 있고 정감 넘치는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식탁에 마련된 디스플레이로는 가족끼리 근래 일어난 일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소원해진 가족과 연락 여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자동으로 체온·체중 등을 체크하고 이를 전문의에게 보내 그 결과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응접실에 앉아 느긋하게 모스크바에서 경연하는 피겨의 요정 김연아의 모습이나 환경스페셜 다큐멘터리 또는 유명한 교수 강의도 온라인이나 주문형 비디오(VoD)로 원하는 시간에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또 야생동물의 이동경로나 발육상태를 쉽게 점검할 수 있다. 월마트 등 대형 유통회사에서는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 보낼 상품의 적정재고 수준을 온라인으로 파악할 수 있다. 부족 물량을 적시에 공급하고 매출현황도 즉석에서 파악할 수 있다. 물량이 과도하게 공급되거나 부족하다고 아우성 치는 일은 이제 옛날 이야기다.
디지털아트는 예술의 한계를 극복한다. 전통적 디자인과 예술의 영역은 점차 무너져 그 한계가 모호해졌다. 예술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라는 상징에서 대중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더욱이 제작자와 관람자 간에 정보의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돼 작품의 소개나 이해가 훨씬 용이해졌다.
사진·신시사이저 음악·CD롬과 결합한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은 놀랍다. 외부 간섭이나 통제 없이 컴퓨터 기억공간 속에서 이미지·필터·색채를 힘들이지 않고 재배치하거나 합성할 수 있어 폭발력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디지털이 만드는 세상에서는 못할 일이 없다. 현실세계와 같이 카지노·나이트클럽 부동산 개발업 영업이 가능하다. 인터넷 가상공간 ‘세컨드라이프’는 2005년 5월 2만명 남짓이던 가입자 수가 2006년 11월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하더니 2007년 7월 말 현재 800만명을 넘어섰다. 가상현실 세계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넘어서 공동창조와 의사(擬似)체험·통화기반 등을 무기로 무한한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세상이다. 개인·기업·국가 모두에 희망과 꿈을 제공해준다. 일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은 ‘노는 것처럼 일하기’라고 한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디지털 놀이가 아닐까 한다. 바다이야기나 도박성 게임 등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나 건전한 디지털 놀이의 개발과 보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까지 디지털 미디어의 이용형태를 두루 살펴보았다. 이 분야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지만 각종 법령 및 제도 정비·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한 과제다. 무한한 창조력과 노력이 수반되지만 노력한 만큼 경제적 보상도 뒤따른다. 이와 같은 일들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장단기 계획을 잘 수립하고 적극적 지원과 함께 산·학·연이 협동해서 윤택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최명선/한국정보통신대학교 교수 sun21@ic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