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비스타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불법복제방지 기술(일명 ‘킬 스위치’)을 넣지 않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신 정품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비스타 사용자에게는 정품 구매를 요구하는 경고 메시지를 PC로 전송할 계획이다.
5일 BBC는 MS가 내년 초 비스타의 첫 번째 업데이트 패치인 서비스팩1(SP1)을 내놓으면서 함께 선보이기로 했던 WGA(Windows Genuine Advantage) 프로그램 내 사용제한 모드를 삭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WGA란 MS가 2006년부터 도입한 정품 인증 프로그램으로 윈도 사용자들은 제품 키 인증 프로그램을 설치해 MS로부터 정품임을 확인받아야 향후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MS는 또 내년부터는 비스타 사용자들에게 WGA 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하고 정품 인증을 받지 않은 경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모드를 추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사용제한 모드는 핵무기의 원격 전원차단 기술을 가리키는 ‘킬 스위치(Kill Switch)’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도입 전부터 논란을 일으켜 왔다. 이미 MS는 WGA와 관련, 미국 여러 주에서 스파이웨어(사용자 모르게 PC에 숨겨진 프로그램)법을 위반했다는 집단 소송에 연루됐으며 에러로 인한 정품 사용자의 피해 주장도 잇따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마이크 시버트 MS 부사장은 WGA 내 사용제한 기능 삭제 조치에 대해 “비스타 고객 중 해적판 사용자가 윈도XP의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에 (불법복제사용자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달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윤섭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은 “PC에 탑재된 해적판 비스타를 모르고 사용한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사용제한 모드 도입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며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윈도 사용 환경이 이전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는 복제품에 SP1을 설치하면 부팅 시 시스템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경고 메시지가 나온다. 바탕화면 배경이 흰색으로 바뀌고 시스템이 정품이 아니라는 통지 메시지가 오른쪽 하단 모서리에 표시된다. 또 ‘지금 활성화’와 ‘나중에 활성화’ 두 개의 아이콘이 화면에 나타나는데 ‘지금 활성화’를 누르면 정품을 구입할 수 있다.
한편, MS는 지난해 자사제품을 불법 복제해 유통한 사례 1000여 건과 해적판을 인터넷으로 판매한 온라인 소프트웨어 경매 거래 5만건을 적발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