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미디어 환경 변화와 채널 브랜드 가치

 최근 미디어가 다양해지고 100개가 넘는 TV 채널이 생겨나면서 채널 간 경쟁은 그야말로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환경은 텔레비전 채널에도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왔다. 시청자의 선택이 과거처럼 프로그램에만 집중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유사한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케이블TV의 수많은 채널에 방송되고 있지만 채널에 따라 시청률도 다르고 시청자 반응도 제각각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팔리는 장소에 따라 다른 가치로 평가받는 것처럼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방송되는 채널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환경은 광고에서도 결코 다르지 않다.

 하지만 현재의 시청률 중심 분석은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고 실질적인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데도 부족한 점이 많다. 지금까지는 채널보다는 개별 프로그램이 TV 시청 기준으로 많이 논의돼 왔다.

 특정 대상의 장르 중심 케이블TV 채널은 시청자에게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브랜드 가치는 시청자가 채널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따라서 채널의 고정 시청자층 확보와 시청률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자연히 프로그램과 광고 시청 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 나아가 채널 브랜드는 특정 세대를 대표하는 소비와 문화 아이콘으로까지 자리 매김하고 있다. 미국의 80년대 뮤직 비디오 문화를 대변하는 ‘MTV 세대’나 현재 우리나라의 도시적이고 트렌디한 젊은 여성을 대표하는 ‘온스타일 세대’가 그 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채널 브랜드 연구의 필요성으로 지난 10년여간 국내외에서 채널 브랜드 자산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일반 제품의 브랜드 자산 측정 방법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어서 텔레비전 채널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시청자가 가지고 있는 채널 브랜드의 인식과 평가를 제대로 관찰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따라 최근 온미디어는 외부 브랜드 컨설팅 기관과 자문교수의 도움으로 1년여 기간에 걸쳐 미디어 브랜드 자산평가 모델인 ‘BEAM(Brand Equity Assessment for Media)’을 개발했다. 이는 국내 최초로 채널 브랜드 측정을 위해 개발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BEAM은 시청자가 인식하는 채널 브랜드의 가치, 즉 채널 브랜드 자산을 채널 브랜드 인지도(인지지수), 시청자가 중요시하는 가치 차원에서의 브랜드 성과(가치지수), 시청자의 채널 만족 및 선호도(만족지수)로 나눴다. 이는 브랜드 인지 정도와 주관적 인식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특정 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애착 및 호의적 태도의 지속성이 최종적으로 행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브랜드 자산 개념에 기초해 구성됐다.

 시청률이라는 기준이 시청 행위만을 평가하는 단일지표라면 BEAM은 채널 인지여부와 채널에 대한 선호도·만족도 외에 광고 메시지의 수용여부까지 포함하고 있다. 시청률 분석이 단순히 시청자가 얼마나 보고 있는지에 대한 양적인 수치만을 설명해주는 도구인 반면에 빔은 심리학적인 가치 기준을 충분히 고려해 시청자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양적·질적 평가 모델이다. 광고주는 미디어 브랜드 자산평가 모델의 세부 결과를 활용해 목표시청자에 적합한 미디어를 선택할 수 있다.

 국내 주요 리서치 조사기관이 진행한 두 차례의 연구조사에서 개발된 BEAM은 타당성과 사용 용의성·전략적 활용성이 있고 이는 관련 학계발표에서도 검증됐다. BEAM은 실제 이용에서 지수 산출과 의미 해석이 쉽게 이뤄질 수 있으며 지속적인 조사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 또 채널의 브랜드 평가 및 전략 도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21세기 미디어 환경은 그야말로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변화 속도가 빠르다. 그 가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더할 것이다. 미디어 브랜드 자산평가 모델인 BEAM이 그 변화를 조금이나마 따라잡을 수 있는 도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수 온미디어 대표 sskim@o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