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열심히 일한 당신 퇴근하라

 ‘야근은 미친 짓이다.’

 다소 도발적인 이 글귀는 최근 모 주간지에 명지대 교수가 쓴 칼럼 제목이다. 제목이 흥미로워 단숨에 읽었다. 글은 ‘세계적인 학자 중에는 유독 유대인이 많다’는 흥미로운 사실에서 출발, 그 유대인 학자들의 좋은 연구 성과 이면에 달콤한 휴식이 있었음에 주목한다. 유대인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탈무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영혼까지도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잠을 자는 것이다.’

 ‘영혼까지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은 이제 우리에게 필요하다. 우리나라 노동문화는 ‘영혼까지 휴식을 찾는’ 유대인과는 반대로 근면과 성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제 이런 노동문화는 우리에게 유효하지 않다. 대니얼 핑크는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개념과 감성이 강조되는 시대에는 ‘하이 컨셉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이 컨셉트는 예술적·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트렌드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 훌륭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뛰어난 발명품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의자에 오랜 시간 앉아 있다고 해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구성원이 얼마나 자유롭게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지에 달려 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창의적으로 일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충분히 휴식하지 못한 머리로 어떻게 잘할 수 있다는 말인가.

 KT에서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양한 기업문화 개선 캠페인을 해오고 있다. 그중 ‘출퇴근 문화 개선’이라는 캠페인에서는 할 일 없이 의자에 앉아 상사 눈치를 보며 퇴근을 미루는 관행과 퇴근 시간쯤에 잔업을 지시하는 상사의 부조리를 꼬집는 장면이 있다.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IT 기업에서 이런 기업문화 개선을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자, 6시다. 아직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동료에게 말해보자.

 “열심히 일한 당신, 퇴근하라.”

 박필수 KT 포항지사 지원팀 대리 psp@k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