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체첸이 달라지고 있다

[ET단상]체첸이 달라지고 있다

 러시아 연방 체체노 잉구슈는 카프카스의 동북부에 위치한 인구 약 120만명의 작은 나라다. 지리적으로 보면 북부 카프카스와 CIS국가를 연결하는 간선도로가 통과하는 중심부에 있다. 수도 그로즈니는 모스크바에서 약 2007㎞나 떨어져 있어 러시아 공항 아예로플로트에서 2시간 반이나 걸리는 거리였다.

 체체노 잉구슈는 풍부한 산림자원과 초원지대가 있을 뿐 아니라 석유를 비롯한 많은 지하자원을 가진 나라로 1990년까지 북부 카프카스 지역에서 산업발전을 주도했다. 그러나 1991년부터 2000년까지의 내전으로 인해 이 나라의 경제·사회·문화의 모든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대부분의 주민 거주지역도 폐허화됐다.

 최근 새롭게 대통령이 된 카도로프에 의해 체체노 잉구슈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그는 30대 초반의 젊은 대통령답게 ‘체체노 잉구슈의 경제 및 사회분야 재건 프로그램’을 계획해 체체노 잉구슈를 카프카스의 리딩국가로 발전시키겠다는 패기로 이끌고 있다.

 나는 지난 10월 하순 한국기업 대표 6명과 함께 체체노 잉구슈의 수도 그로즈니를 방문했다. 그들은 한국기업 대표들을 대단히 반갑게 맞아주었고 바이술타노프 총리 주재로 이틀간 체체노 잉구슈 국가 재건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데 합의했다. 방문기간 동안 총리가 직접 우리팀을 산업현장에 안내하는 열정을 보고 앞으로 체체노 잉구슈가 빠른 속도로 경제 재건을 달성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현재 체체노 잉구슈는 5대 국가 역점사업을 내놓고 있다. 첫 번째는 석유화학 및 정유사업의 개발이다. 수도 그로즈니는 러시아 연방에서 가장 오래된 산유기지며 20세기 초까지 러시아 가솔린의 50%를 생산하는 공장이 가동됐다고 한다. 이제 다시 석유 채굴과 정유사업을 상당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시동을 걸고 있다.

 두 번째는 정보통신 인프라의 구축과 첨단 IT의 도입이다. 국가 전역에 걸쳐 광대역 무선통신망을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병행해 유선전화·초고속 인터넷·케이블TV 서비스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실행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세 번째는 본격적인 건물의 건설과 신도시 건설사업이다. 현재 수도 그로즈니에는 많은 건물과 주택들이 복구되고 있으며 특히 리닌스키 지역에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네 번째는 임업 및 농업분야 개발이다. 풍부한 임산자원을 가공 처리하는 임업산업을 개발하고 곡물 생산·포도주 생산·목축업을 획기적으로 현대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농업이 체체노 잉구슈 경제발전의 주요 분야 중 하나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관광산업의 활성화다. 호수·온천·산림·만년설 관광 등을 개발, 체체노 잉구슈를 카프카스의 스위스로 발전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경제개발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체체노 잉구슈 정부는 외국의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들의 투자정책 방향을 보면 우선 최대한 좋은 투자환경을 만들어 투자를 촉진하기 위 지금까지 7개의 관련법과 규정을 새롭게 제정했다. 이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체체노 잉구슈 공화국에서의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보증에 관한 법률, 체체노 잉구슈 공화국에서의 외국인 투자에 관한 법률, 체체노 잉구슈 공화국의 국유재산의 조정 및 처분에 관한 법률 등이 있다.

 현재 수도 그로즈니는 도로·전력·수도 행정건물 등 도시기반 시설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민 거주시설이 새롭게 신축되고 있다. 도시가 빠른 속도로 재건되고 안정화됨에 따라 인구도 현재의 30만명에서 분쟁 전 80만명 수준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5월에는 그로즈니 서버니 공항이 신축되고 EU의 외무장관 등 고위층 30여명을 초청해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적극 진행하고 있었다.

 체체노 잉구슈는 이제 안정화됐고 크게 달라지고 있다. 지금이 우리 기업들이 체체노 잉구슈를 주목해야 할 시기다.

◆한국정보통신기술인협회장(일진그룹 부회장) 이정욱(leewook@iljin.co.kr)